'거리두기 4단계' 다시 고립된 세상…곳곳에서 "어쩌면 좋나" 한숨

입력 2021-07-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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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한 식당.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앞서 4인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홍인석 기자 mystic@)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하루를 앞두고 ‘최후의 4인 모임’을 가진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단 2주, 짧은 기간 적용되는 거리두기 4단계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한 동안 누그러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가득했다.

정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1300명까지 치솟으면서 지금 아니라면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 내린 결단이다.

4단계 격상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 모일 수 있으며 백신 접종자는 모임 인원에서 제한하는 ‘백신 인센티브’는 적용되지 않는다.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유흥시설은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거리두기 4단계로 12일부터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모일 수 없다. (홍인석 기자 mystic@)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는 다시 울상을 지었다. 백신 인센티브가 시행되는 7월부터 많은 손님을 받고 매출 증대를 기대했지만 일상 회복은커녕 상황이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가장 손님이 많을 시간인 오후 6시 이후 모임 인원이 제한되면서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강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저녁 예약이 죄다 취소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이 힘들겠지만 특히 자영업자에게 가혹하다”며 “7월부터 손님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비부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단계 격상으로 친족만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족에는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만 포함된다. 친족에 국한하지만 참석 인원은 49명으로 제한된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박선웅(31) 씨는 “예식장이 보증인원을 줄여주지 않아서 신랑신부들이 손해가 막심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박 씨는 “젊은층에겐 엄청난 피해”라며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백화점 등과 달리 방문인원 관리가 잘되는 결혼식, 장례식만 과하게 제재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정부가 섣부르게 ‘괜찮다’는 신호를 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도 여름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데다 해외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가 급증한 사실을 거론했다. 코로나19 접종률을 지켜보면서 여유를 갖고 방역 완화 작업을 시행했으면 좋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모(57) 씨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정부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고 전제하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설레발을 치면 꼭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괜찮다’는 신호가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 같다”며 “수치가 안정적일 때 방역을 완화해야지 조치를 취하기 전에 ‘괜찮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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