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유승민 등 주요 대권 주자들도 비판 가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80석에 가까운 더불어민주당이 날치기 예산 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야권의 주요 대선 주자들의 연이은 비판으로 이 지사를 향한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지사의 생각이 너무 위험하다"며 "이렇게 노골적으로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분은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지사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의회는 총액이 증액되지 않으면 기재부 동의 없이 결정할 수 있다”며 “180석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논쟁이 심한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타협을 해야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은 과감하게 날치기해 줘야 한다”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 지사의 발언은 현 집권 여당의 반민주적 인식과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지난 4년간 집권 여당이 보여준 반민주적 행태를 보면 이것이 이 지사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이들이 정권을 연장하고 권력을 이어간다면, 대한민국의 의회민주주의는 그야말로 초토화되고, 이 정권의 무능과 위선은 나라를 낭떠러지로 떨어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 지사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한 독선과 아집의 정치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권위주의 잔재와 반민주적 사고, 청와대 지시 정치를 끝내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정상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와 민주당은 돈으로 표를 사고 반대의견은 힘으로 눌러버리겠다는 나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다른 야권 후보들도 이 지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전날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날치기 대한민국 있을 수 없다”며 “바지 내릴까요의 이재명 후보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의 이재명, 위험하고 뻔뻔하고 과격한 본성으로 돌아왔다”며 “날치기를 대놓고 주장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비정상적인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날치기하라는 표현도 충격적이고, 의회민주주의를 묵살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기도 전에 저런 식이면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갈지 걱정”이라며 “이런 막말을 하는 후보, 품격과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