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보다 중형, 가격경쟁력 높아
3기 신도시 정책 성공하려면
본청약 때 '분양가 유지'가 관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고분양가 논란으로 청약 대기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정부가 주변 시세의 60~80% 선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겠다고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부분 평형이 인근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해져서다. 다만 가격 분석 결과 소형보다 중형 평형이 가격 경쟁력을 더 갖춘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 큰 평형을 노리는 것이 실수요자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18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전청약 물량 중 전용면적 84㎡형 이상의 중형 평형 분양가가 소형 평형보다 상대적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됐다.
국토부는 16일 수도권 신규택지 사전청약 1차 물량 4333가구 모집공고를 냈다.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1050가구와 남양주 진접2 1535가구, 성남 복정1 1026가구, 위례 418가구, 의왕 청계2 304가구 등이다.
주요 지역별로는 인천 계양지구 A2블록 전용 59㎡형 추정 분양가가 3억5628만 원, 전용 84㎡형은 4억9387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천 계양지구 A2블록과 인접한 계양구 박촌동 ‘계양한양수자인’ 전용 59㎡형 최고 실거래가는 4억 원, 전용 84㎡형은 6억 원이다.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와 비교하면 전용 59㎡형은 시세의 89% 수준이지만 전용 84㎡형은 82% 수준이다. 전용 84㎡형이 가격 경쟁력을 더 갖춘 셈이다.
남양주 진접2 분양가도 큰 평형이 주변 시세 대비 조금 더 저렴하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남양주 양지e편한세상1&2단지’ 전용 59㎡형은 지난달 4억4900만 원, 전용 84㎡형은 지난달 5억95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남양주 진접2 전용 59㎡형 추정 분양가는 3억5174만 원으로 시세의 약 78% 수준이다. 하지만 전용 84㎡형 분양가는 4억5428만 원으로 시세의 75% 수준으로 저렴했다.
문제는 공급물량이 전용 59㎡형 이하 소형 평수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전청약 1차 공급물량 가운데 전용 84㎡형은 인천 계양지구 28가구와 남양주 진접2 45가구뿐이다. 두 곳을 합쳐도 73가구에 그쳐 1차 공급량 4333가구의 1.7%에 불과하다.
일부 지역은 ‘로또’ 분양이라고 불릴 정도로 분양가가 책정돼 형평성 논란도 일었다. 성남 복정은 전용 46~59㎡형으로만 공급되며 전용 59㎡형 기준 분양가는 6억7616만 원이다. 이곳과 가까운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프레스티아’ 전용 59㎡형 직전 거래가격은 10억5000만 원으로 단순 시세차익만 약 3억7000만 원 이상이다.
의왕 청계2와 위례 분양가 역시 주변 시세 대비 4억 원 이상 저렴하다. 두 곳은 전용 55㎡형 단일평형으로만 공급되며 모두 신혼희망타운으로만 공급된다. 의왕 청계와 위례 분양가는 각각 4억8954만 원, 5억5576만 원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신규택지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추정 분양가를 산정했으며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발 시기와 입지가 다른 특정 단지 시세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인천 계양의 3.3㎡당 분양가는 1400만 원대로, 주변 신축 단지 시세 1600만~1800만 원 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추정 분양가는 땅값과 토지조성비용 등을 고려하면 본청약 때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며 “국토부가 정책 관리를 통해 본청약 분양가를 더 올리지 않아야 3기 신도시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