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골드의 역설.... 세계로 저변 확장한 태권도 위상
“한국에서 탄생한 무예, 아이들을 매료시키다.”
“태권도는 메달을 따기 힘든 나라들이 메달로 향할 수 있게 하는 길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미국 뉴욕 타임스가 태권도를 두고 쓴 기사 제목들이다.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다른 관점에서 이번 대회는 태권도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 코리에라 델라 세라는 자국 선수인 비토 델라퀼라가 25일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다음날(26일) 2개 지면을 할애해 태권도 특집 기사를 실었다.
해당 보도는 태권도는 기원전 한국에 있던 여러 격투 기술들이 집대성돼 탄생한 무예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무예에 비해 더 화려하면서도 덜 폭력적이며 전통보다 혁신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림픽 종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이래 전 세계로 보급돼 수련자가 유도나 가라테보다 많은 7000만 명가량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코리에라 델라 세라는 온라인 기사로 배우 클라우디아 제리니와 자국 축구리그 세리에A AC밀란에서 뛰고 있는 스웨덴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태권도 유단자라고 소개하는 등 태권도에 대한 이탈리아 현지의 관심을 반영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도 코트디부아르·요르단·대만·니제르·베트남·가봉·아프가니스탄 등 스포츠 약소국들이 사상 첫 메달 또는 금메달을 태권도에서 가져갔다는 점을 짚으며 태권도를 ‘가장 관대한 종목’이라 칭했다. 또 태권도를 ‘K팝이나 드라마보다 앞선 한국의 문화 수출품’이라 평했다.
또, “비록 해외 도입 초기에는 ‘한국 가라테’라 부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태권도’라는 고유 명사와 함께 210개 국가가 세계 태권도 연맹 회원국”이라며 태권도의 달라진 위상을 묘사했다.
뉴욕 타임스는 같은 기사에서 “태권도가 별다른 장비 없이 수련하기 쉽다”는 니제르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해 비교적 인프라가 미약한 국가들도 선수를 육성하기 쉽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