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대응 내년 5000만회분 도입 예정이지만…토종 mRNA 백신 출시는 아직 요원
토종 mRNA백신 임상 승인 업체 단 1곳…빨라야 2023년 출시 예상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해결책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떠오르면서 우리나라 역시 추가접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보건복지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기일 제1통제관(보건의료정책실장)은 “내년 mRNA 백신을 중심으로 전 국민 1회 접종 약 5000만회 분(5000만 명분)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는 부스터샷과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충분히 고려한 물량이다”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질병관리청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전 국민에 대한 접종을 어느 정도 완료한 뒤 다른 나라 사례 등을 토대로 전문가 논의를 거쳐 고위험군부터 4분기 중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추가접종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접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시행·검토되고 있다. 독일이 2일(현지시간) 다음 달부터 고령자와 면역 취약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에 나선다고 밝혔다. 영국도 9월부터 50대 이상 및 면역 취약자 등 3200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시작해 12월 초까지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프랑스도 75세 이상 노인·기저질환자를 대상으로 올가을 3차 접종을 시작한다.
지난달 12일 가장 먼저 추가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면역 취약자에 이어 지난 1일부터 ‘2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3차 접종에 나섰다.아시아에서는 캄보디아가 최근 방역 최전선에 있는 50만~100만 명에게 추가접종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일본도 내년 추가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가접종을 신중하게 검토하던 미국도 실행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지난달 면역취약자의 추가접종 승인을 사실상 권고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추가접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접종 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 전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가접종이 필요한 것은 맞고 시기가 중요하다”며 “국내 접종자의 항체 보유 여부, 수준, 돌파 감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인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할 것 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층, 기저질환자, 흡연자는 물론 특히 암 환자, 장기이식자는 항체형성이 적고 시간이 지나면 중화항체 양이 더 떨어진다”면서 “이런 경우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활한 추가접종을 위해서는 백신의 적기 공급이 필수적이다. 특히 높은 예방효과로 추가접종에 선호되는 mRNA 백신의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mRNA 백신 생산능력이 한정돼있다 보니 선진국의 ‘싹슬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모더나와 9억 회분, 화이자와 10억 회분 물량을 계약했다. EU는 모더나와 5억4000만 회분, 화이자와 24억5000만 회분의 물량을 계약해 내후년까지는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국산 백신 개발로 해외 백신 수급의 불안전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진척 상황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7곳이며, 이 가운데 큐라티스만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직 정부와 선구매 계약을 맺은 회사도 없다.
이재갑 교수는 “국내 mRNA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영국의 상황만 보더라도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수정된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