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꼬리표 뗀 K푸드 수출로 날았다

입력 2021-08-06 05:00수정 2021-08-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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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자급률 절반도 안 되지만 '한류' 힘입어 글로벌 식품 수출국으로 '우뚝'

▲태국의 주요 쇼핑몰인 시암파라곤 고메마켓에서 운영 중인 ‘K-Fresh Zone’에서 현지의 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태국=곽도흔 기자 soqood)

'식량자급률 45%', '세계 5대 식량 수입국'.

'식량 부족국가'인 국내 현실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말이다. 2010년만 해도 50% 중반대의 식량자급률을 유지해오던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 자급률이 10%포인트나 하락했다. 식량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비해 역설적으로 'K푸드'는 선전하고 있다. 곡물이나 원재료를 수입해 만두, 라면, 스낵 등 가공식품으로 만든 K푸드가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K팝, K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힘입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 원재료를 수입해 부가가치를 높인 상품으로 재가공해 해외에 수출하던 방식이 식품업계에서 활발히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매년 하락하는 상황이지만 식품 수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식품 수출국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1600만 톤을 수입하는 세계 5대 곡물 수입국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농축산 식품과 가공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축산 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한 41억5400만 달러(한화 약 4조7400억 원)로 집계돼 신장률로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를 수입해 부가가치 높은 가공식품으로 수출하는 대표적인 K푸드가 라면이다. 2019년 기준 밀가루 자급률은 0.7%에 그치지만, 밀 가공품인 라면은 올 상반기에 약 3억2000만 달러(한화 약 3655억 원)어치를 수출했다. 라면 수출액은 2017년 3억8000만 달러, 2019년 4억 7000만 달러로 증가한데 이어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2020년 6억 달러를 넘어서며 수출 효자상품 자리를 꿰찼다.

과자 역시 K푸드 '주연'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과자 수출액은 5억1900만 달러(약 6000억 원)로 최근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2억8200만 달러(한화 약 3226억 원)어치를 수출해 지난해 수준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고추장 등 K소스 인기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KATI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1~ 소스 수출액은 1억8300만 달러(약 2100억원)로 지난 한 해동안 수출된 소스 규모(3억2000만 달러)를 절반이상 넘어섰다.

박가현 한국무역협회 신성장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한류 문화 콘텐츠를 통한 한국 음식의 노출 증가, 캔 형태 김치 출시 등 기업의 현지화 전략, 정부 차원의 홍보 노력 등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K푸드 열풍을 가속화했다"라면서 "K푸드 수출에 호기온 만큼 이런 노력이 합쳐지면 K푸드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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