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빅히트 등. 올들어 역대급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공모주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모주 일반 공모 청약에 균등 배분 방식이 도입되면서 과거 ‘현금 부자’들만의 놀이터로 여겨지던 공모주 시장에 개인투자자가 대거 뛰어들면서 열기가 더해지고 있는데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공모주 투자=대박'이라는 인식으로 앞다퉈 공모주 투자에 나섰고, "공모주 투자를 안하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공모주 대박'이 진짜 가능할 것일까요.
올해 공모주의 상장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겠습니다. 막상 성적표를 들여다 보니 수익률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기대대로 '대어'들의 활약은 눈에 띄었습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월 57개 기업이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했다. 이 중 11개 기업은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따상 종목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지난 6일 종가 기준)은 평균 200%로 전체 신규 상장 종목 평균 수익률 74%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당장 카카오뱅크(6일 상장)만 하더라도 상장 이틀만 만에 시초가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후 하락하기는 했으나 공모주를 산 투자자들이나, 상장 직후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하니 투자에 나설만 하네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기는 위험해 보입니다. 크래프톤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10일 상장한 크래프톤은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공모가 보다 낮은 시초가를 형성했죠.
상장 당일 시초가 44만8500원보다 1.23% 오른 45만4000원에 마감했지만 공모가 49만8000원와 비교하면 9.69%나 낮은 가격이었습니다. '대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운 성적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장만 하면 따상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사실 쉽지 않다며, 대어급 공모주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다며 거품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기업별로 옥석을 가려 신중히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공모주에 언제 투자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률을 위해선 IPO 기업들을 청약 시점, 즉 공모가에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청약 경쟁률이 높고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 낮은 유통물량 비중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상장 후 단기적인 수익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직전 6개년도에 상장된 IPO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연말까지 보유할 시 모두 양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절대적인 수익률도 평균 24.7%에 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상장 이후 수익률은 연도별로 등락폭이 엇갈렸는데 평균적으로 연말까지 보유할 시 시초가 대비 수익률은 5.8%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올해의 경우도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평균 79%를 기록한 반면 시초가 대비로는 11.7%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며 “구간별로 나누면 상장 직후 5영업일 동안 주가 수익률이 가장 양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청약 경쟁률이 높고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 낮은 유통물량 비중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상장 후 수익률이 우수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공모주에 대한 단기적인 수익 기대보다는 일정한 기간이 지났을 때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에는 수급적인 요인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상장 후 최소 1~3개월, 최대 1년까지는 지켜보면서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