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의 특징' 발표
미ㆍ중 무역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위상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ASEAN 창설 54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의 특징과 이에 따른 한국의 통상정책 과제'를 17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2018년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중국 내 일부 외국인 투자의 이탈,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내 생산기지 가동 중단의 영향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아세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6~2020년 전 세계 아세안 직접투자는 2011~2015년보다 30.4% 증가한 7310억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직접투자(6989억 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전 세계 직접투자에서 아세안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중국을 추월했고 2019년에는 격차가 2.6%포인트로 커졌다. 지난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아세안 내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늦춰지면서 중국이 다시 역전했다.
2016~2020년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제권ㆍ국가의 아세안에 대한 누계 직접투자는 2011~2015년과 비교해 모두 증가했다.
직접투자 증가율은 한국이 1위(74.2%)를 기록했고 그 뒤로 중국(65.4%), 대만(40.6%), 일본(21.8%) 순이다.
이처럼 2016년 이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역내국을 중심으로 아세안에 대한 직접투자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아시아 역내 중간재 교역 내 아세안의 위상은 중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2019년 기준 아시아 역내 중간재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31.2%, 아세안 6개국(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베트남ㆍ태국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의 비중은 30.8%다.
순 투자 기준 한국의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른 2016~2020년 한국의 아세안에 대한 직접투자는 2011~2015년보다 66.3% 증가한 316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직접투자는 11.0% 증가한 181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 중 제조업의 아세안에 대한 직접투자는 2011~2015년보다 37.1% 증가한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아세안이 중국을 제치고 우리 기업의 가장 중요한 진출지역으로 부상하는 만큼 통상 당국은 4월 국회에 제출한 '한ㆍ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에 대한 조속한 비준ㆍ발효, 2월 협상타결 한-캄보디아 FTA의 조속한 비준ㆍ발효,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주요 투자국에 대한 상업용 항공편 재개 등 한국기업의 아세안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아세안 간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