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장기물마저 지붕뚫고 하이킥, 테이퍼링 우려+금융연구원 보고서

입력 2021-09-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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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입찰 부진+외인 3선 매도..저평 해소에 선물 만기효과도 거의 없어
CD91일 금리 4bp 올라 1% 등정, 1년4개월만 최고..BEI 130bp 육박 3개월만 최고
분기말 앞둬 자금사정도 타이트..저가매수 유입도 쉽지 않은 분위기..외인 주시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장기물까지 무너졌다. 그간 단기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오던 장기물이었다.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 50년물 금리는 각각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기물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주말 1.5%를 돌파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사흘연속 역대 최고치를 이어갔다. 통안채 1년물과 2년물도 각각 1년6개월과 1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가계대출과 이자율스왑(IRS) 시장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사흘연속 올라 1%대로 올라섰다. CD91일물 금리가 1%대를 기록한 것은 1년4개월만이다. 반면, 국고채 10년물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30bp에 육박하면서 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주말 미국 물가상승에 연준(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컸다. 실제 미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보다 8.3%, 전월대비 0.7% 올랐다. 이는 각각 시장예상치(8.2%, 0.6%)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도 통화정책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를 통해 현 기준금리가 1.55%포인트에서 2.25%포인트 낮다고 평가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가 전직 한은 조사국장 출신인데다, 후임 금통위원 하마평에도 이름이 올라있다는 점에서 보고서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국고채 10년물 입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조3000억원 규모로 실시된 입찰에서 예정액 전액이 낙찰됐다. 다만 응찰액은 6조2920억원에 그쳐 응찰률은 273.6%에 그쳤다. 이는 최근 네 번의 입찰에서 모두 200%대 응찰률에 그친 것이다. 낙찰금리는 2.020%였다.

추석연휴와 분기말을 앞둔 상황에서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다. 심리가 크게 위축됨에 따라 저가매수세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당분간 외국인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협회)
13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3.3bp 상승한 1.391%를 기록해 작년 1월23일(1.40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2년물은 2.1bp 오른 1.385%로 사흘째 사상최고치를 보였다. 국고3년물은 2.4bp 오른 1.525%로 2019년 11월12일(1.564%)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10년물은 3.1bp 오른 2.037%를, 30년물과 50년물은 3.3bp씩 올라 각각 2.041%를 보였다. 이는 각각 7월7일(2.039%)과 7월19일(2.045%, 2.046%) 이래 최고치다.

CD91일물 금리는 4bp 상승한 1.00%에 고시됐다. 이는 2020년 5월27일(1.02%) 이후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0.75%)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77.5bp, 10년물과는 128.7bp로 벌어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7bp 벌어진 51.2bp를 보였다. BEI는 1.8bp 상승한 129.2bp로 6월10일(130.0bp)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9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9틱 떨어진 110.1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10.28과 110.12를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16틱을 보여 사흘연속 10틱대를 이어갔다. 미결제는 34만1538계약을, 거래량은 16만4412계약을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13틱 내린 109.68을 나타냈다. 미결제는 6만1838계약을, 거래량은 5724계약을 기록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42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9439계약을 순매도해 나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행은 6437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세를 이어갔고, 금융투자도 1533계약을 순매수했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지난주말보다 46틱 하락한 126.70을 보였다. 장중엔 127.14와 126.70을 오가 장중변동폭은 44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4만433계약을, 거래량은 6만1354계약을 나타냈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38틱 내려 126.34에 거래를 마쳤다. 미결제는 1만6248계약을, 거래량은 1553계약을 보였다. 합산 회전율은 0.40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4799계약을 순매도해 지난달 17일 4931계약 순매도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3758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보험도 211계약을 순매수해 6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작년 8월11일부터 21일까지 기록한 8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1년1개월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19만7111계약으로 전월 18일(19만97계약) 이후 한달만에 20만계약을 밑돌았다. 10선은 8만2231계약에 그쳤다. 전날(10일)에는 7만8473계약까지 줄어 7월27일(7만7714계약)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틱을, 10선은 고평 4틱을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근월물과 원월물간 롤오버를 보면 3선의 경우 외국인은 2만7040계약을 보였다. 개인도 1만4008계약에 달했다. 기관도 8만660계약을 보였다. 이중 금융투자는 6만7283계약을, 은행은 7500계약을 나타냈다.

10선의 경우 외국인은 1만3579계약을, 개인은 976계약을 기록했다. 기관은 1만9299계약으로 이중 금융투자는 1만4288계약, 은행은 3916계약이었다.

▲13일 기준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주 미국 생산자물가 상승에 따른 테이퍼링 가능성 부각에 미국채 금리가 올랐다. 이 영향으로 원화채 금리도 상승 출발했다. 10년물 입찰 영향으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했고, 외국인은 장초반 3선을 매수해 3년 이하는 약보합을 보였다”며 “주말에 나온 금융연구원의 적정금리와 기준금리간 괴리에 관한 리포트도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 금리 상승폭을 확대시켰다. 외국인이 3선에서 매도로 돌아선 것도 심리를 더 악화시켰다. 장막판 매수심리는 더 악화됐고 시장금리는 고점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선물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저평이 거의 해소됐다.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은 점점 더 커져가는 모습이고, 분기말을 앞둬 타이트한 자금사정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심리가 많이 훼손된 상황이다. 저가매수가 들어오기도 수월해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외국인 움직임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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