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 전력난, 글로벌 공급망 강타
주요 금융기관, 중국 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
영국 휘발유 대란에 군 병력 투입 검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8일 열리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서면 제출한 답변서에서 “인플레이션이 결국 연준 목표치인 2%로 내려오겠지만 고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딛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어려움을 꼽았다. 전례 없는 수준의 공급 병목 현상, 인력난 등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8일 아시아시장에서 장중 배럴당 80.35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올 들어 지금까지 55%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석유 수요 회복이 시장의 전반적인 예측보다 훨씬 빠른 반면, 공급은 예상에 못 미치고 있다”며 “현재의 수급 불균형이 향후 몇 달 안에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9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와중에 세계 2위 경제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연일 터지는 공급망 이슈는 글로벌 경기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중국은 사상 최악의 전력난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또다시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력 사용 제한 압박에 대표적 생산 기지인 장쑤·저장·광둥성 업체들은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해당 3개 성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저장성의 섬유업체인 쑤저우베리아텍스는 9월 초부터 운영시간을 일주일에 3일로 단축했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 자회사인 이성정밀공업은 전력 사용 제한에 중국 장쑤성 쿤산 공장 생산을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중단했다. 생산 차질은 가격 인상, 해외 배송 지연 등 전 세계 공급망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가 이미 델타 변이 확산과 금융시장 단속 여파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전력난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생긴 것이다. 이를 반영해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27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올해 전망을 8.4%에서 8.1%로, 내년은 5.5%에서 5.2%로 각각 내렸다. 최근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2%에서 7.7%로 낮춘 노무라홀딩스는 추가 하향 조정을 경고했다.
연료 고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영국도 공급망 혼란에 따른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에서는 주유소 약 8000곳의 연료통이 전부 바닥을 드러냈다. 영국 택배업 관련 단체 대표인 데이비드 브라운은 “휘발유 고갈 상황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급업체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직원들도 자택에 머물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휘발유 대란이 길어지자 군 병력 투입까지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