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통화를 하고 “미·일 동맹이 일본의 외교·안보 기축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취임한 기시다 총리가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전화 회담은 오전 8시 넘어서 시작돼 약 20분간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취임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축하의 뜻을 표시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통해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미국과 일본은 점점 어려워지는 지역의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미·일 동맹의 억제력과 대처력을 한층 강화해 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오키나와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관련해 미국의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중국과 북한을 비롯한 지역 정세 등 과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해 이해와 협력을 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핵무기 없는 세계 등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대응에서도 긴밀한 연계를 확인하고, 조기 대면 정상회담을 위해 조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중요한 첫걸음이 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악관 역시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이 견고하며, 인도 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의 안전 및 안정의 초석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Quad·미국, 인도, 호주, 일본 등 4개국에 의한 비공식 안보회의체)를 포함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뒤이어 모리슨 총리와도 약 20분 동안 전화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동·남중국해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의 시도나 경제적 위압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일본과 호주는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안보·방위와 경제 분야의 협력 △일본·미국·호주인을 포함한 동맹국 등과의 협력 △기후변화 등 국제 과제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영·미·일 3개국이 새로운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점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