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대신 분배 중시
“주식 거래 자본이득세율 20%로 인상” 제안
현지 주요 여론조사서 내각 지지율도 부진
6일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 하락한 2만7528.87에 마감해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09년 7월에 9일 연속 하락한 이후 12년 3개월 만에 가장 긴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지난달 3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이후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현지에선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차기 총리로 급부상하던 때였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지난달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자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총재 선거 당일에도 닛케이지수는 2% 넘게 급락했다.
기시다 신임 총리는 당선 당시 연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성장 대신 분배를 경제정책 전면에 내세우자 시장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노무라증권의 이케다 유노스케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투자자들은 기시다 내각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매도 기회로 삼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시다가 4일 총리로 공식 임명되고 나서 불과 하루 만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투자 사이트에선 ‘기시다 쇼크’라는 문구가 나돌았다.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발언대로 증세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구보타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메시지는 확실히 시장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을 떠나 국민 여론도 그다지 신임 총리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와 도쿄신문이 4~5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9%를 기록했다. 정권 출범 당시 기준으로 역대 3번째로 낮다. 교도통신(55%)과 마이니치신문(49%)이 실시한 조사에선 지지율이 더 낮게 나왔다. 심지어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5%로 정권 출범 기준으로는 현재와 같은 방식의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응답자 가운데 부정적으로 답한 부류는 대개 “새 정권 역시 파벌에 잡혀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기시다 내각 요직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국민은 아베 아류 정권이라고 지적하고 있고 시장에선 아베노믹스의 기대보다 소득재분배에 따른 공포가 더 큰 만큼 기시다 내각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