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LOL) 세계대회에서 오랜 기간 주목받지 못했던 일본 LOL리그(LJL)가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를 통해 사상 최초로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인 그룹 스테이지 진출을 이뤄냈다.
DFM은 8일(한국시각) 새벽 1시께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LOL 2021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3일 차 타이브레이커 1위 결정전에서 C9을 극적으로 꺾고 B조 1위로 롤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DFM은 일본 프로리그인 LJL 소속팀으로는 사상 최초로 본선에 진출한 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DFM의 B조 1위 등극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같은 조에 북미 프로리그 LCS의 전통 강호 C9과 터키 프로리그 TCL의 갈라타사라이(GS)가 함께 배정됐다. 이 때문에 조 1위만이 할 수 있는 본선 직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더욱이 롤드컵 개막 첫날인 5일 러시아의 유니콘스 오브 러브(UOL)을 잡았지만 C9에게 큰 격차로 무릎 꿇으며 예상은 벗어나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 GS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더니 3일 차에는 대만의 비욘드 게이밍(BYG)에게서도 승리를 거두며 3승 1패로 정규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DFM이지만 전승을 달리던 C9이 1패를 해야만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C9의 마지막 경기 상대인 UOL는 앞선 경기에서 모두 패배한 상황이었다. 대다수가 C9의 낙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UOL이 챔피언 밴픽과 조합의 변주를 통해 C9을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 경기 결과로 B조는 공동 1위와 공동 4위가 둘씩 나오며 순위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조별예선을 혼돈에 빠트린 UOL은 BYG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탈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1위 결정전을 치르게 된 DFM과 C9은 접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 DFM이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C9이 침착하게 오브젝트를 챙기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경기 중반 벌어진 교전에서 C9이 크게 밀리면서 경기 양상이 뒤집혔다. 결국, 바론과 장로 드래곤을 모두 차지한 DFM이 36분 C9의 넥서스를 터트리면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팀의 주장인 에비(무라세 슌스케)는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꿈속에 있는 것 같다”며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진출은 프로를 해오며 가장 바래왔던 것이다. 조 1위로 그 꿈을 이뤄 현실감은 없지만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 모두 즐기자”라면서도 “아직 그룹 스테이지가 남았다. 우리의 모험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본선에 오른 DFM은 아직 어떤 조에 배정될지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변 없이 한화생명 e스포츠와 C9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같은 국가 리그 간에는 같은 조 배정을 피한다는 규정 때문에 B조로 자동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B조에서는 중국리그 LPL의 1번 시드 에드워드 게이밍과 한국리그 LCK의 3번 시드 T1, LCS 1번 시드 100시브즈가 기다리고 있다.
롤드컵 플레이-인은 8일·9일 양일간 녹아웃 스테이지를 통해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두 팀을 결정하며 마무리된다. A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참가하게 된 한화생명 e스포츠는 8일 GS와 BYG 경기의 승자와 본선 진출권을 놓고 9일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