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ㆍ오프라인 강화해 독주 체제 굳히는 CJ올리브영
H&B(헬스앤뷰티)스토어 사업에서 유통 대기업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뷰티 시장의 침체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 CJ올리브영이 온ㆍ오프라인 옴니 채널을 강화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점도 경쟁 사업자의 입지를 좁아지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2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쇼핑은 H&B스토어 '롭스'를 계속 축소하고 있다.
2013년 이 사업에 뛰어든 롯데쇼핑은 당시 롯데슈퍼 소속 태스크포스(TF)로 시작해 이듬해 별도 사업부로 분리 독립하며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경쟁 심화와 사업 환경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CJ올리브영은 '옴니채널'을 콘셉트로 온ㆍ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점포 수를 늘렸다.
경쟁자는 추가됐다. 글로벌 뷰티편집숍 '세포라'와 신세계의 뷰티편집숍 '시코르'까지 등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뷰티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이 나빠지자 롯데는 결국 사업 축소로 방향을 선회했다.
롭스 축소는 지난해 롯데마트로 흡수통합을 결정하면서 속도를 냈다. 지난해 말까지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와 함께 '5대 사업부' 중 하나였던 롭스 사업부는 올해 롯데마트 아래 '팀'으로 격하됐다.
할인점 내에서 롭스는 1분기 영업손실 69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부터는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매장 축소 작업은 진행 중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롭스 매장은 전국 70개다. 롯데쇼핑은 4분기에 22개 매장을 줄인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로써 2019년 말 131개였던 롭스 매장은 2년 여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두점의 경우 임차료 부담이 너무 크다"며 "마트로 흡수통합된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도 H&B스토어 '랄라블라' 사업이 위기다.
랄라블라 사업의 시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GS리테일은 홍콩 AS왓슨과 합작법인 '왓슨스코리아'를 설립,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2017년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인수해 보유 지분을 100%로 늘렸다. 이후 랄라블라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하지만 신통치 않은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론칭 이듬해인 2018년 GS리테일의 기타 사업부(랄라블라, 개발사업, 자회사, 신사업 등 포함)는 영업손실 674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엔 적자 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525억 원의 손실을 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부턴 랄라블라 실적을 사업부 실적이 아닌 '공통 및 기타' 부문으로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작아 별도 공시 기준에서 제외된 탓이다. 올해 2분기 랄라블라가 포함된 '공통 및 기타' 부문은 29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감소에 따라 점포 수 감소도 계속된다. 랄라블라 점포 수는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는 출점과 폐점을 동시에 진행 중으로 수익성 위주 출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1위 사업자인 CJ올리브영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CJ올리브영의 전국 매장은 1256개다. 이는 전년(1259개)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온ㆍ오프라인 연계 강화에 성공한 점이 CJ올리브영의 순항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의 후기를 남길 수 있는 '온ㆍ오프라인 통합 리뷰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이달 14일엔 공식 온라인몰 누적 리뷰 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구매가 크게 늘어난 뷰티 업계에서 양질 리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