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석유장관 회의를 열고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다음 달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OP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유가가 곤두박질치자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이후 글로벌 경제활동이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원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자 지난 8월, 내년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생산량을 더 늘리라는 압박이 이어졌다.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가 글로벌 공급망 혼란ㆍ인력난으로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를 더 부채질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유가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 풍선효과로 7년 만에 8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6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가 현재보다 45%나 더 오르는 셈이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이미 60%나 뛰었다. 이에 미국은 OPEC+ 회의를 앞두고 생산량을 늘리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다.
이 같은 우려와 압박에도 OPEC+가 결국 기존 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전 세계를 향해 “당신들의 에너지 위기는 우리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OPEC플러스가 세계경제 회복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유가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또다시 경고했다.
에밀리 혼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세계경제가 회복 궤도에 오를 수 있느냐하는 중차대한 순간에 OPEC플러스가 능력과 권한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은 공급과 수요 불일치로 타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