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수익형 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임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매매 건수와 총액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규제 장벽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7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건수는 1만4053건, 매매 총액은 35조7550억9266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1~9월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서울 수익형 부동산의 건축물 주용도별 매매 건수는 공연장·사진관 등이 포함된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51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점·휴게음식점을 포함한 제1종 근린생활시설이 3631건, 판매시설 2501건, 업무시설 1921건, 교육연구시설 294건, 숙박시설 224건 순이었다. 판매시설과 숙박시설을 제외하면 모두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수치다.
이처럼 수익형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정부가 주택 시장에 대출과 세금 규제를 강화하고, 연일 급등하는 주택 가격 피로감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 상품으로 월세를 받던 수요자들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주택 시장에서 이탈해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건물주들의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이 있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드 코로나를 대비해 수익형 부동산을 선점하는 투자자도 늘어난 상황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경매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상가(근린상가·점포·아파트 상가·오피스텔 내 상가 등 포함)의 낙찰가율은 148.4%로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총 응찰자 수(156명)와 평균 응찰자 수(13.0명)도 올해 가장 많은 수준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정서가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동안 상업·업무용 부동산의 가격은 그대로였기 때문에 저평가됐던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와 풍부한 유동성 장세가 위드 코로나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과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공실 리스크가 줄면서 자금 쏠림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경기 상황에 따라 수익률에 부침이 커 꼼꼼하게 실익을 따진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