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접종대상 면역 효과 하락…추가접종은 지지부진
단계적 일상회복이 전제였던 집단면역 형성이 ‘리셋’될 위기다. 상반기 예방접종 완료자의 면역효과 하락에 따른 돌파감염 증가가 최대 위험요소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0시 기준 전체 인구의 77.2%, 성인(18세 이상)의 89.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휴일효과 종료와 함께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 중반으로 치솟은 데 더해, 위중·중증환자는 460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중환자 및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조마조마한 심정”이라며 “아직 의료 대응여력은 남아 있지만, 연말을 맞아 모임이 더 활발해지고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진다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접종률 상승에도 확진자가 급증하는 주된 배경은 돌파감염 증가다.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성인 확진자 중 절반 가까이(48.1%)는 예방접종 완료자였다. 상반기 접종대상과 6월 얀센 백신 접종대상의 면역 효과가 하락한 탓이다. 화이자·모더나 등 일반적인 백신의 항체 유지기간은 6개월로 알려져 있다. 얀센 백신의 항체 유지기간은 이보다 짧다. 미국에선 얀센 백신 접종 후 5개월이 지나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3%로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따라서 최근 돌파감염도 상반기에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확진자 중 돌파감염 비율이 50대는 60.2%, 60대는 81.0%, 70대는 84.4%, 80세 이상은 76.4%다. 최근에는 종사자를 통한 요양병원·시설 내 집단감염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추가접종(부스터샷)은 더디다. 이날 0시까지 누적 추가접종 인원은 44만232명으로 상반기 접종 완료자(504만1240명)의 8.2%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12월을 맞게 되면 기존 접종 완료자의 면역력 저하로 집단면역 형성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 송년모임 증가 등과 맞물려 확진자 폭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