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내 무중력 상태 알려주는 임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스누피가 내년 2월 발사가 예정된 아르테미스Ⅰ 우주선에 우주비행사 대신 마네킹 등과 함께 탑승해 달 궤도까지 다녀온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Ⅰ은 유인 비행(아르테미스Ⅱ)을 진행하기 전에 달 주변의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과 오리온 우주선의 각종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를 무인으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누피는 선내 무중력 상태를 알려주는 ‘특수임무’를 맡았다. 스누피는 25X18㎝ 크기에 무게 140g으로 제작돼 NASA 로고가 박힌 주황색 우주복을 입고 장갑과 신발까지 착용했다. 이 인형은 선내 각종 기기나 스위치에 부딪혀도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가볍고 부드럽게 제작돼 유인 캡슐 오리온이 무중력 상태에 진입하면 공중에 떠서 제일 먼저 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스누피의 NASA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폴로 10호는 1969년 3월 유인 우주 비행선 아폴로 11호가 역사적 달 착륙을 할 지점을 5만 피트 이내에서 최종 정찰(snoop)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사령선에는 만화 피너츠의 또 다른 주요 캐릭터인 찰리 브라운, 달착륙선에는 스누피라는 콜사인을 붙였다. 1990년에는 스누피 인형이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STS-32 미션에 참여해 첫 우주 비행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NASA에서는 아폴로 시대 때 우주비행사들이 비행 안전이나 임무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에게 공로를 인정하고 감사를 표하는 ‘스누피 실버 상’을 제정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수상자에게는 우주에 갔다 온 스누피가 새겨진 배지를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