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과 통합수능 실시…중상위권 학생들 경쟁 치열할 듯
올해 처음 문·이과 통합 체제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과 수학영역, 영어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초고난도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2∼3등급 학생들이 풀기 어려운 중난도 문제가 다수 등장하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교육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전통적으로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는 독서영역의 길이가 짧아졌다”고 밝혔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도 “경제 지문이 가장 어려웠지만 학생들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정답률 20% 미만인 초고난도 문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선택과목인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도 비슷한 평가다. 김 교사는 “화법과작문에서 문제의 답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들이 많아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며 “홀수형의 경우 39번처럼 새로운 유형(신유형)이 등장했지만 학생들이 문항에 접근할 때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올해 국어 영역에서 초고난도 문제인 이른바 ‘킬러문항’은 없었다는 평가다. 종로학원은 “국어의 경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던 지난해 수능 수준에서 출제됐기 때문에 올해 쉬웠다고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별하게 어려운 문제는 없었지만,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릴 수 있는 문제가 여럿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 국어 지문이 대체로 짧아진 이유는 ‘코로나 수능’ 2년 차로 접어들어 ‘학력격차’를 염두에 둔 데 있다. 지문을 이해하는데 드는 전체적인 부담은 줄이되 문항에서 변별력을 두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수학 영역은 대체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 교사는 “공통과목의 경우 고난도 문제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중난도 문항이 등장하면서 단원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중난도 문제가 출제되면서 2∼3등급 학생들을 가를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통계와 기하가 어려웠고 미적분은 평이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김정환 대구 혜화여고 교사는 “선택과목의 경우 6·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확률과통계에서는 추론을 통해 경우의 수를 찾아가는 문제들이 나왔고 확률밀도함수 관련 문제가 출제돼 학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적분에서는 등비급수의 뜻을 알고 그 합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25번', 함수의 그래프의 개형을 그릴 수 있는지를 묻는 '28번' 등이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기하에서는 타원의 뜻을 알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26번'과 두 평면벡터의 내적과 위치 벡터의 뜻을 알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29번' 등이 등장했다.
위수민 수능 출제위원장은 "앞서 두 차례 시행된 모의평가 결과를 통해 국어와 수학, 선택과목별 응시생 수준을 파악해 문항 수준을 유지했다”며 “수험생 간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대교협 교사단은 “올해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고 6·9월 모평보다는 쉽다”고 평가했다.
출제본부 측은 영어 영역에 대해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 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했다"면서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향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에 따라 EBS 연계 문항은 모두 간접연계로 전환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출제본부가 밝힌 영어영역의 EBS 연계율은 51.1%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2일까지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다음 달 10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배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