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특검 요구에 "잘 살펴보겠다"
유족 "군에 아들, 딸 안심하고 보낼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성추행 2차 피해를 호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에게 "(특검 요구를)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2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께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들어가면서 1인 시위 중인 이 중사 부모를 만났다.
이 중사 부친은 문 대통령과 면담하기 위해 기념식장 앞에서 이날 오전 9시부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국방부 부실 수사로 책임자들이 전부 풀려났다. 특검으로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 주시고, 이에 따라 대통령께서 항명한 자들을 처벌해달라"라며 3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사안은 보고받아서 잘 알고 있다. 잘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 중사 모친과도 잠시 대화를 나눴다. 앞서 지난 19일 청와대는 이 중사의 부친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서를 접수한 바가 있다. 이에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은 시위 장소로 행정관을 보내 요구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중사 부친은 이투데이에 "이제 대통령의 면담허락을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기다리고 있다"며 "특검으로 부실수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와서 우리 딸 예람이뿐만 아니라 다른 부모들도 군에 아들, 딸 보내고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예람 공군 중사는 올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이튿날 바로 보고했으나 동료와 선임 등으로부터 회유와 압박 등 2차 피해를 본 끝에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이 중 15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초동수사 담당자들에 대해 일제히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며 불기소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