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나 글로벌 내구재 등 성장 활력 하락
변이 바이러스ㆍ공급망 차질 등이 경제 변동성 높여
전통 서비스 부문 회복세로 내년 취업자 수 28만 명↑
세계 경기 둔화와 함께 국내 경제가 내년 하반기 이후 경기 하향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급증했던 글로벌 내구재, 비대면 IT 수요의 증가 속도가 낮아지면서 수출 주도 성장세 약화가 예상돼서다.
12일 LG경제연구원은 ‘2021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3.9%로 내년에는 2.8%를 기록할 것”이라며 “국내 경기는 성장 활력을 추가로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 반등 효과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하향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올해 5.8%에서 내년 3.9%로 낮아지고, 코로나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2023년 이후 3%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 세계 경제는 하반기 이후 점차 상승세가 약해지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을 포함한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한 경제활동 정상화 지연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및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원자재ㆍ중간재 수급 불안정이 수출과 내수 경기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졌던 교란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 확산세 지속, 글로벌 탈탄소 기조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완전 해소는 어려워 보인다. 아울러 변이 바이러스가 수시로 출현하면서 수요심리 위축, 생산 차질 저하를 통해 경제의 변동성을 높일 우려도 존재한다.
게다가 코로나 기간 중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내구재 등 국내 상품 소비도 하향세가 예상된다. 내구재 소비는 위기 기간 추세를 뛰어넘는 증가세를 기록해 내년에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또 세계 주요 기업들이 위기 기간 중 중간재 재고를 다수 축적해 놓았다는 점과 향후 경기 하향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품 및 소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는 추가적인 성장 활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경제 성장률은 2.8%로 예상되는데, 이는 과거 추세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코로나 반등 효과가 일부 남아있는 데 따른 것으로 2023년 이후에는 2% 내외의 낮은 성장세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원은 “코로나 기간 국내 경기 상승을 주도했던 수출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전반적으로 거리두기 완화, 위기대응 보조금 지급도 사라지면서 내구재 등 제품 소비에 집중됐던 수요가 점차 서비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하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2%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4월 이후 2%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농축산물 가격도 크게 오른 것이 원인이다. 또 코로나 특수로 내구재 수요 또한 견조하게 유지되었던 점도 제조업 물가를 끌어올렸다.
국내를 포함해 주요 국가들의 2%를 넘는 물가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변이 확산으로 생산 차질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탈탄소 추세로 화석에너지 투자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공산품 가격의 경우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에너지 가격 인상이 반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3% 이상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후 하반기 중 수요 둔화로 점차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취업자 증가수는 36만 명으로, 빠르게 늘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보건복지, 행정 및 운송(택배 등)부문 고용 확대가 뚜렷했는데 보건복지 일자리 중 상당수가 코로나 방역 관련 정부 일자리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재정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의 경우 이미 진행되고 있던 고용감소 추세가 수요 둔화로 인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반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전통 서비스 부문에서 음식·숙박, 도소매, 개인 서비스 등 2019년 대비 고용 감소폭이 큰 서비스 부문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8~9%가량 고용이 낮아져 있어 고용 확대 여지가 크다.
연구원은 “노동집약도가 높은 전통 서비스 수요의 완만한 회복으로 취업자 증가수는 내년 28만 명 내외에 이르는 등 고용상황 호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