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랑했던 K방역…여론 눈치·경제 우려에 붕괴

입력 2021-12-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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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확진자 7000명대, 위·중증환자 900명대…섣부른 일상회복에 방역조치 수용도도 떨어져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14일 부산 연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나서서 세계에 자랑하던 ‘K-방역’이 웃음거리가 될 상황이다. 섣부른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뒤늦은 추가접종(3차 접종)에 확진환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가파른 위중·중증환자 증가에 의료역량은 고갈 위기다.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17일 추가 방역조치 강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평일 신규 확진자가 7000명대까지, 위중·중증환자가 900명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뒷북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코로나19 방역이 현 상황에 이른 배경 중 하나로 섣부른 단계적 일상회복이 지적된다. 전 질병관리본부장이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코로나 위기 대응위원장을 맡은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논평에서 “방역당국은 지금의 사태에 맞서기 위해 거리두기 강화를 하려 하나 대통령이 완강히 반대해서 안 된다고 한다”며 “방역당국은 애초 위드(with) 코로나 시행 시기를 좀 더 늦추자고 제안했는데 이 또한 묵살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방역조치 강화에 부정적인 데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여론 악화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 예정돼 있다.

방역당국이 어떤 방역조치를 시행하든 수용도가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예방접종 확대에만 매몰된 방역패스 시행, 종교시설 방역패스 예외 등 형평성에 어긋난 방역조치 적용,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소극적인 보상 등이 이유다.

방역당국은 현행 방역조치의 불가피성을 내세우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강력한 방역조치를 차일피일 미룬다는 표현은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접종률은 점점 오르고 있는데, 그것의 효과가 나타나기에 아직은 시간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영업의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을 더 강하게 하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인 이유라든가 또 우리 민생의 문제, 이런 것들을 함께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추가로 발표되는 방역조치 강화방안에는 사적모임 인원제한 강화,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형평성 논란의 중심인 종교활동에 대해 추가적인 규제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인원은 전날보다 75만9587명 늘었다. 기존 추세와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하지만 인구 대비 접종률은 여전히 13.9%에 머물고 있다. 성인(18세 이상), 고령층(60세 이상)으로 대상을 좁혀도 각각 16.1%, 37.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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