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소위원이 밝힌 타임오프제 심의 전말
"정권 상관없이 적정 예산 되도록 상ㆍ하한 여야정 합의"
"합의 범위, 정부 추계 수백억에서 절반 이하"
합의에도 의결 불발…"與, 상ㆍ하한 무효화하고 노동계 호도"
野, 회의장서 "예의가 없어" 고성…與 "우리가 어떻게 다 정하나"
교원·공무원 노동조합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제)의 적용범위 ‘상·하한’을 여야가 합의한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하지만 이날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의결은 불발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측이 해당 합의를 무효로 하고 경제사회노동위(경사노위)에 넘기자고 하면서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한 국민의힘 소속 한 고용노동소위원은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처음에 노동계에서 너무 적은 규모의 예산 추계를 들고 와서 고용노동부랑 인사혁신처에 추계하라 했더니 수백억 원을 가져와 재추계를 요청하면서 심의해왔던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여야정이) 적용범위 상한은 물론 하한을 정해 가이드라인을 법안에 담고 경사노위든 별도 심사기관이든 넘기자고 합의점을 이뤘었다. 어느 정권이든 적정 범위의 적정 임금을 노조 전임자가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즉, 타임오프제의 구체적인 적용범위는 실무적 사안이라 경사노위나 별도 기관에 맡기는 건 불가피하더라도, 상·하한을 정함으로써 지나치게 많거나 적게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데 여야정이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접점을 찾은 규모는 최초 정부가 제시한 수백억 원 규모 추계 예산의 ‘절반 이하’라는 게 이 소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고용노동소위에선 타임오프제 도입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민주당이 상·하한 없이 경사노위에 넘기자고 입장을 바꾸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국민의힘이 예산을 깎으려 상·하한을 정했다고 전하며 여야가 갈등을 빚은 탓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이 소위원은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해놓고 민주당이 한국노총에 국민의힘이 예산을 깎으려 한다고 호도해서 항의를 들었다”며 “그러면서 상·하한도 하지 말고 경사노위에 넘기자고 하니 우리 당 의원들이 박차고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회의장 안에선 “예의가 없다”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고성이 흘러나왔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소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사노위에서 논의해 다룰 일을 우리가 다 논의하려 하니까 이상해진 것이다. 적용범위를 우리가 어떻게 다 정하나”라고 말했다.
고용노동소위는 오는 23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상·하한 합의가 사실상 깨졌고,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의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