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자재 공급망 확보, 수입관세 인하 등 필요”
지난해 원재료 수입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내고는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물가는 2020년보다 17.6% 올랐다. 그중에서도 원재료수입물가의 상승률이 42.3%로 가장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4.6%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국제 원유를 중심으로 한 국제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의 영향이다. 지난해 국제 원유 가격은 유종별로 현물가격 기준 51.4%(브렌트)에서 최대 58.7%(WTI)까지 올랐다. 비철금속 가격도 알루미늄 42.2%, 아연 31.5% 등이 크게 올랐고 주요 곡물 가격도 선물가격 기준 옥수수가 22.6%, 소맥이 20.3% 상승했다.
원재료수입물가 상승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수입물가가 1%포인트(p) 오르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134%p 높아진다고 한경연 측은 밝혔다.
이 결과를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적용해보면 2021년 42.3%의 원재료 수입물가 급등으로 2021년 생산자물가가 5.7%p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들이 원재료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기업 스스로 자체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을 제품판매 가격에 반영한다는 가정으로 국제원자재가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비금융업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최근 5년(2016년~2020년) 평균 5.1%에서 2.8%로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기업들의 가격 전가로 상품ㆍ서비스의 가격은 6.0%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매출액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대기업이 -2.5%p, 중소기업이 -1.9%p로 대기업이 더 컸다.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대기업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한경연 측은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원유,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아 국제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며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이 국내 거시경제 및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국제물류 지원 등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최대한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