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동일 펀드 개방ㆍ폐쇄형 나눠 파는 경우 드물어”
투자금 회수 여부ㆍ방식도 이목…내부자거래 이용 의혹도 제기
장 대사 “환매금 받은 적 없어”…업계 일각 “문제 축소 의도일 수도”
장하성 주중 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현 민주당 공정시장위 공동위원장) 등이 가입한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특혜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일반 개인이 투자해 수천억 원의 손실을 낸 상품과 다른 구조로 돼 있다는 의혹부터 중도 환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사모펀드 사태를 일으켰던 펀드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 펀드의 상품의 투자제안서를 보면 모두 ‘폐쇄형’이다. 상품은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이하 ‘글로벌채권펀드’)와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이하 ‘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다. 폐쇄형 펀드는 만기 전 환매를 할 수 없다. 반면 ‘개방형’은 입출금이 자유롭다.
가장 큰 의혹은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이 가입한 펀드가 개방형이냐는 점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환매연기 사태로 2562억 원이 상환되지 않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상품이다. 판매가 가운데 기업은행의 미상환액이 761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2500억여 원은 폐쇄형이라 중도에 자금을 빼지 못해 피해액이 된 셈이다.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이 가입한 펀드가 개방형이 맞다면 결국 일반 투자자에게는 폐쇄형을, 고액 자산가에게는 개방형을 판매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펀드 상품을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눠서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10년간 펀드 판매를 했는데 한 번도 이 같은 경우를 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혹은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이 투자금을 회수했느냐에 쏠린다. 장 대사는 60억여 원을, 김 전 실장은 4억여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을 미리 뺐다면 회수 과정에서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관여했는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장 대표가 회수 시점을 미리 알려줬다면 펀드 상품이 개방형일지라도 이는 내부자거래를 이용해 중도환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 대사는 이날 대사관 공보관을 통해 특파원단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부실 사고가 발생한 펀드 투자와 관련해, 사고 이후에 일체의 환매를 신청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환매금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장 대사가 문제를 축소해 은폐하려는 것 아닌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개방형이라고 하지 않으면 문제가 크지 않지만, 폐쇄형일 경우에는 문제가 명확해진다”라며 “개방형인데 매도했다면 검찰에선 내부자 정보 거래 입증하기가 더 어렵다. 입증하기 더 어려운 쪽으로 가면서 시간을 버는 것으로 비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 대사와 김 전 실장도 투자금을 빼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한다. 디스커버리펀드의 손실률은 30~70%로 추산되고 있다.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았다면 손실을 본 상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투자금을 빼지 못했다면 결국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작년에 디스커버리자산운용를 검사해 같은 해 6월에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발해 관련 자료를 넘겼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 “경찰에서 작년 6월에 자료를 가져갔다”라며 “실명법에 따라서 특정인이 어느 펀드로 투자했는지를 검사하진 않고 판매사가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검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