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학생 수 준다고 '미래교육 투자' 줄이겠다는 재정당국

입력 2022-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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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등 교육교부금 개혁 시동…"재정 조정해 고등교육에 쓰자"
교육계 "고교학점 등 쓸 데 많아…교부금 제도개선 정책연구 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놓고 교육 당국과 재정 당국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이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초·중등교육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교육교부금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부터다. 교육부 등 교육당국은 미래교육 투자를 위해 현재보다 많은 교육비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1일 관련당국과 교육계에 따르면 김현아 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정책연구실장은 최근 기재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2월호 기고문에서 “현재 초·중등에 집중돼 있는 교육재정의 구조를 고등교육으로도 분산해 균형적인 인적자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교육교부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이어 교육교부금 교부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강조한 것이다.

교육교부금이란 지방교육자치단체가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데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다.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충당한다. 내국세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시·도교육청에 배정되는 교부금도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최근 기재부 등 재정당국은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내국세의 20.97%를 자동 배정하는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교부금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실제, 2020년 55조4000억 원이던 교육교부금은 지난해 53조 2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다시 64조3000억으로 늘었다. 반면, 2019년 545만 명이었던 학생수는 2020년 536만 명에 이어 2021년 532만 명까지 줄었다. 기재부는 오는 4월 교육부·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학수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내국세와 연동되는 현 교육교부금 산정방식은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초·중등 교육비 지출은 세계 최고수준이나 고등교육 지출은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치원부터 평생직업교육까지 생애주기별로 모든 국민에게 종합적 교육서비스를 고르게 제공하는데 교육교부금 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교육계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향후 고교학점제, 과밀학급, 노후학교 개선 등 미래교육 투자를 위한 잠재적 수요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교부금 제도 개선과 관련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도교육청과 학교 등 현장과의 긴밀한 협의를 전제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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