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 비축유 방출 검토 중
국제 밀 선물 가격, 10년 만에 최고치
한국, 생산자물가 상승 압력 더 심해질 전망
1월 원재료 수입물가 59% 폭등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014년 9월 이후 7년 5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의 군사작전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유가는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 5% 이상 급등하면서 단숨에 배럴당 102달러 선을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는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율을 7% 이상으로 치솟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금까지 고공행진 했던 원자재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블룸버그원자재지수는 1년 선물 계약분보다 6% 넘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내 가장 높은 ‘백워데이션’ 수준이다. 백워데이션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주로 재고 부족 우려가 커지면 발생한다. 23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4.2% 상승한 부셸당 8.8875달러를 기록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두 선물 가격 역시 2.5% 상승한 부셸당 16.75달러로 2012년 이후 가장 높게 올랐다. 그 밖에 천연가스와 옥수수, 설탕, 커피, 구리 등의 선물 가격이 현재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미국은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비축유 방출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은 “아직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다른 국가들과 방출 규모를 조정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에서 무게 있는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에 대해 “확실히 테이블 위에 있는 옵션”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자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그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의 원재료 수입물가는 59% 폭등했다. 한경연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물가의 급등이 원재료 수입 물가의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2010년 이후 분기별 자료를 이용해 추정한 원재료 수입물가 1% 상승에 따른 생산자물가 상승 폭이 0.13%포인트로 나타났으므로, 올해 1월 원재료수입물가 59.0% 폭등에 따른 생산물가 상승압력은 7.9%포인트에 이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