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카카오, 이마트 등 코스피 상장사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배당 확대를 추진하는 등 잇따라 주주환원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카카오는 보통주 323만 9741주를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 비율은 보통 주식 0.73%로, 이로써 감자 전 자본금은 447억 원에서 443억 원이 된다.
카카오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최근 카카오가 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언급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올해 초 임원들의 ‘먹튀’ 논란 등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올해 3000억 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으로 3년 동안 잉여 현금 흐름의 5%를 현금 배당하고, 내년까지 별도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10∼25%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으로 곤혹을 치렀던 이마트는 13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추진에 나섰다. 오는 5월 25일까지 자사주 100만 주를 장내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100만 주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약 3.6%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 25일 종가(12만8500원) 기준 1285억 원에 달한다.
‘분식회계’ 의혹을 겪은 셀트리온은 올해 총 18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지난달 1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이어 800억 규모를 추가로 매입기로 했다. 오는 5월 21일까지 자사주 총 50만7937주를 추가 매입한다.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크래프톤은 최근 임원진의 매입에 이어 주주환원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2억 원가량을 들여 자사주 570주를 장내 매수했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자사주 100억 원 규모를 사들였다.
배당 확대 계획도 줄을 이었다. 효성티앤씨는 보통주 한 주당 5만 원이라는 ‘깜짝 배당’을 결정했다. 2020년 주당 배당금 5000원 대비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배당금 총액은 2020년 216억 원에서 2021년 2158억 원으로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주당 배당금으로 1540원을 지급기로 했다. 전년도 1170원 대비 31.6% 증가한 규모다. 이로써 배당금 총액은 전년(8003억 원) 대비 32.3% 증가한 1조589억 원을 기록하게 됐다.
LG화학은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00원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1년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만2000원을 지급기로 했다. 우선주도 1주당 1만2050원으로 전년 대비 2000원 높였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 7784억 원에서 9353억 원으로 증가했다.
증권가는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주환원책이 적절한 주가 부양책이란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사주매입은 주당순이익을 올리는 또 다른 방법”이라며 “다만 지속성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배당수익률도 상승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장세가 지속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