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청약 접수자 중 85%가 외지인
정부, 거주민 우선공급 60%로 상향
전문가 "실거주 의무기간 확대해야"
최근 세종시의 집값 하락 분위기에도 이 일대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다. 최근 ‘로또 분양’이라 불리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에선 사상 최고 경쟁률도 경신했다. 여전히 외지인의 청약 비중이 높은 만큼 실수요자 보호와 세종 분양시장 안정을 위해선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세종시 산울동 ‘엘리프 세종 6-3’ 아파트는 4일 특별공급 청약 접수 결과 476가구 모집에 442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외지인의 청약 경쟁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전체 청약 신청 인원 중 53%(2359명·기관추천 제외)가 세종에 살지 않는 외지인들이었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A형의 경우 생애최초 당해지역(세종 1년 이상 거주자) 경쟁률은 10대 1이었지만 기타지역은 40대 1에 달했다. 전용 84㎡B형 역시 당해지역 14.5대 1, 기타지역 44대 1로, 외지인 신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지난달 청약을 받은 분양전환 임대주택 ‘도램마을 13단지’ 역시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전용 59㎡ 전체 20가구 모집에 7만227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3511대 1에 달했다. 이는 세종시가 만들어진 이래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 단지는 분양전환 임대주택으로 전용 59㎡ 분양가가 2014년 기준인 1억4000만 원대로 책정되면서 큰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이곳 역시 외지인 수요가 대거 몰렸다. 10가구가 배정된 기타지역 청약에서만 5만9680명이 접수하면서 70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청약 접수자 중 약 85%가 외지인인 셈이다.
세종시는 개발 초기 당시에는 거주자에게만 공동주택을 공급했다. 그러나 인구 유입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6년 7월부터 거주자 우선공급 비율을 50%로 낮추고, 나머지 50%를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도 공급했다. 이후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등 행정수도 개발 관련 호재들이 이어지면서 세종으로 외지인들의 부동산 투자 수요가 쏠리기 시작했다.
세종시는 외지인들의 투기를 우려하며 다시 당해지역 비율을 100%로 높여 달라고 요구해왔으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전국구 청약을 유지하되 당해지역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지난달 21일부터 세종시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세종시는 행정도시 기능이 확대될 것이라 보고 외지인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들 보호를 위해 당해지역 비율을 조정하거나 실거주 의무기간을 크게 늘리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