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 '비우호국가' 관련 대책회의 개최…"환차손 피해 예상"

입력 2022-03-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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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호국가 목록 포함 시 대외채무 루블화로 지불 가능

▲2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한국을 비우호국가에 포함시키자 정부가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마련했다. 러시아는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외국 채권자에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러시아 정부의 한국 등 비우호국가 명단 발표에 따라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는 민·관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7일 러시아 정부가 대(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비우호국 48개 명단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영향 등을 긴급 점검하고, 현장 애로를 청취하기 위해 열렸다.

러시아의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국가들에는 외교적 제한을 포함한 각종 제재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비우호국가 목록에 포함된 외국 채권자에 대해 외화 채무가 있는 러시아 정부나 기업, 지방정부, 개인 등은 해당 채무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게 됐고, 그 결과 이번 러시아 정부의 비우호국가 지정으로 인해 현지 진출기업과 수출기업의 경영 애로가 현실화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시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락 주러 대사관 상무관은 "러시아 정부의 상응 조치는 이미 예상됐던 것으로 비(非)우호국 출신 비거주자의 외화 송금 한시적 금지, 대외채무 지불 루블화로 지급 가능, 비우호국 기업과 러 기업 간 모든 거래에 '외국인투자 이행관리위원회' 승인 필요 등 관련 조치가 취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 정부,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설명 등을 확인해 적용 범위,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는 "이번 러시아 정부의 비우호국 지정에 따라 적용받게 되는 조치에 대해 우려가 크다"며 "특히, 루블화 결제에 따른 환차손 피해 등이 예상되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협회, 전략물자관리원,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기업의 어려움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관계 부처·유관기관 등과 신속히 협의할 예정이다.

여한구 본부장은 "러시아 현지 공관 및 무역관에서는 이번 조치 관련 현지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파악해달라"며 "산업부 실물경제대책본부 등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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