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은 국민의힘에게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오전까지만 해도 승리를 자신했지만,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초반까진 침울함에 빠졌다. 이후 개표율이 50%때 쯤 골든크로스가 이뤄지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기쁨도 잠시, 초박빙의 승부 속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종 여론조사 추이와 소식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승리를 짐작했다. 선대본부 내부에서도 승리를 예상한 듯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개표상황실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 지하 1층 강당에 차려진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개표상황실엔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 등 당 지도부가 자리했다.
개표 방송이 진행되는 오후 7시 30분 전까지 상황실 분위기는 고무적이었다. 현장을 찾은 의원들은 서로 웃는 얼굴로 인사하며 승리를 예견하는 듯했다. 일부 의원들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개표 방송을 기다렸다. 당 지도부 뒤인 세 번째 줄부터 자리에 앉은 청년보좌역들은 손으로 브이를 그리기도 했다.
몇몇 의원들은 셀프 카메라를 찍으며 현장을 기념했다. 유세 기간 내내 지역을 돌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한 이 대표는 두 손을 모으고 개표 방송을 기다렸다.
오후 7시 30분 개표 결과가 나오자 상황실엔 2초간 정적이 흘렀다. 이날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KBS·MBC·SBS 지상파 3사 제20대 대선 공동 출구조사 결과 윤 후보는 48.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8%로 집계됐다. 두 사람 간 격차는 0.6%P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현장에 참석한 청년보좌역과 의원들은 오차범위 내 앞선 결과에 뒤늦게 박수를 쳤다. 다만 지역별 조사 결과가 나오자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호언장담했던 호남 지지율 30%와 달리 13%~14% 정도의 지지율이 나오자 현장 분위기는 더 침울해졌다. 이 대표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브이를 그리던 청년보좌역들도 침묵했다. 일각에선 "도대체 왜 접전이냐"는 발언도 나왔다. 경기도에서도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옆에 있던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향해 "경기는 이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충청에서 가르겠다. 캐스팅보트"라고 말했다.
크게 이길 거란 기대와 달리 오차범위 내 접전이 나왔지만, 의원들은 어쨌든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김형동 선대본부 대변인도 기자와 만나 "이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10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하나둘씩 개표상황실로 모여들었다. 앞서 출구조사 결과에서 0.6%P 차로 초박빙을 보이자 정적이 흐르는 등 침울했던 분위기는 잦아든 분위기였다.
개표 방송에서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조금씩 격차를 좁혀가자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의원들을 개표상황실로 불러 모은 김기현 원내대표는 윤 후보의 이름을 선창하자 청년보좌역과 의원들이 후창하기도 했다.
12시 30분이 되고 개표율이 50%가 될 무렵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는 더 좁혀졌다. 이후 개표 상황 결과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역전하자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영세 선대본부장 등 지도부 일부와 의원들, 청년보좌역들은 일어나서 환호했다.
한 차례 역전 후 윤 후보는 격차를 조금씩 벌려 이 후보에 0.5%P 차로 앞섰다. 개표율이 65%에 달하자 두 후보의 격차는 11만 표를 넘어섰다.
의원들은 승리를 짐작한 듯 한껏 여유로워진 자세를 보였다.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초반 상황을 보고 침묵한 채 자리를 떠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의원들과 "수고했다"며 악수를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KBS 방송에 '유력' 표시가 뜨자 환호를 보냈다. 의원들은 일어나서 손을 치켜들고 브이를 그리며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의원들의 표정은 한껏 밝아졌다. 늦은 시각임에도 얼굴에 미소를 띠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 출구조사 결과 때만 해도 침울했던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사라진 듯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아직까지 '확실' 표시가 나오지 않았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와 격차가 살짝 좁혀지면 탄성을 자아냈다. 민주당이 언급한 것처럼 경기당 표가 아직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개표율이 90%를 넘어가고 윤 후보의 당선이 더 유력해지자 의원들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이후 오전 3시 22분경 윤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이후 오전 3시 52분경 개표율이 98%에 달하고 윤 후보에 당선이 확정되자 의원들은 재차 일어나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의원들은 윤 후보의 이름을 수차례 외치고 약 1분간 박수를 계속 쳤다. 5분 후 윤 후보가 자택에서 나오자 의원들은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윤 후보는 국회 상황실로 이동해 당선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후 당사 앞에서 기다린 지지자에게 인사를 건네고 오전 일정을 준비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오전 중 현충원을 방문하고 기자회견식 당선인사를 한 후 오후에 해단식과 의원총회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