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론, AR기기 등 신기술 자체 개발
산업 현장 적용하고, 시연회 여는 등 움직임 활발
직원 안전 챙기는 동시에 업무 효율도↑
'천장 클리닝 로봇, 현장 시찰 드론, 장비 점검하는 AR(증강현실) 기기…'
전자업계가 '안전경영'에 매진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가치 대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전반적인 사업 구조와 체질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안전 관련 인력 및 수칙을 강화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강도 높은 선제관리를 위해 자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들의 모습이 엿보인다.
13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이천사업장에서 '스마트 안전기술 시연회'를 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한 자체 개발 중인 첨단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실제 현장 안전에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구축한 스마트 세이프티 사물인터넷 TF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프로젝트 명은 ‘S.DRAM'. 안전(Safety),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로봇(Robot), 인공지능(AI), 메타버스(Metaverse)의 첫 글자를 딴 약자다.
실제로 이 시연회에선 △4족 보행 로봇 △장비 점검용 AR △VR 작업 교육 △지능형 CCTV △추락 보호 에어백 △잔액 감지 센서 △세이프티 볼(Safety Ball) 등 S.DRAM 프로젝트 취지에 걸맞은 7가지 아이디어가 소개됐다.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 직원 대신 투입되거나, 사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리를 차단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직원들이 직접 개발 중인 해당 기술들이 현재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기술들은 피드백을 거쳐 더욱 정교하게 개발될 예정”이라며 “현장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검토 중이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해서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위험도가 높은 장소와 설비 점검에 드론을 활용 중이다. 이러한 지침을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시설물의 상태를 자동으로 인식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는 반도체(DS) 사업 조직도에 환경·안전 연구소도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그룹 차원에서 운영 중인 '안전환경 연구소'와 별개의 조직이다. 반도체 사업장 내 산업재해 등 위험 요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 직후인 지난달 사내 공지를 통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제 사업장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이 직접 개발한 '클리닝 로봇'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제조 현장에 적용 중이다. 중소형기술혁신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냈고, 6개월간의 개발과 제작, 현장 테스트를 거쳐 생산 설비에 바로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클리닝 로봇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5m 이상 높이 천장에 설치된 크레인 레일을 청소하기 위한 용도다. 클리닝 로봇 적용 전에는 작업자가 이동식 고소 작업대를 타고 올라가 청소 작업을 해야 했는데, 이를 로봇을 대체하면서 위험 작업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업무 효율은 높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