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타결 임박하자 대러 제재 문제 들먹여
미국 관리 “러시아 제외한 핵 협상 개최 검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제재를 면제해달라는 입장을 이번 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다음 주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핵 협상과 관련해 러시아를 제외한 별도의 협상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이란 핵 협상이 타결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방의 대러 제재가 자국과 이란 간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보증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
사실상 이란 핵 협상을 빌미로 서방 제재를 감면해 달라는 주장으로, 핵 협상 테이블에 러시아가 끼어들자 협상 당사국인 이란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란 정부는 “러시아는 핵 협상을 위한 회담에서 입장을 바꿨다”며 “다른 국가에서 자국 이익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핵 합의 범위를 넘어서는 논의는 없을 것”이라며 “논의 범위를 넓혀 대러 제재를 면제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며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이라크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북부 에르빌에 12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의 전략적 중심 시설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미사일 공격에 민간인 1명이 다치고 건물들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 합의 협상 도중 이란 대표단이 돌연 본국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미사일까지 발사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는 “터무니없는 공격”이라며 비난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나아가 “이번 공격은 핵 합의를 둘러싼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이란의 공격은 핵 협상을 타결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더 많은 지역적 저항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유럽 관리들이 이란 핵 개발이 확장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시간은 촉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