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이혼, 남자 10.3%·여자 13.9% 늘어…혼인은 남자 30대·여자 20대서 감소세 지속
지난해 이혼 건수가 전년보다 4.5% 감소한 가운데, 60세 이상에서만 1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만혼처럼 황혼이혼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1700건으로 전년보다 4800건(4.5%)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조이혼율)은 2.0건으로 0.1건, 15세 이상 유배우 인구 1000명당 이혼율(유배우 이혼율)은 4.2건으로 0.2건 각각 감소했다.
유독 60세 이상만 큰 폭으로 늘었다. 남자는 2만1500건으로 10.3%, 여자는 1만4600건으로 13.9% 급증했다. 이에 따라 평균 이혼연령도 남자는 50.1세로 0.8세, 여자는 46.9세로 0.8세 상승했다. 혼인 지속기간별로는 30년 이상에서 1만7900건으로 7.5% 늘었다. 대부분 내국인 간 혼인이 이혼으로 이어진 사례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10년이나 20년 전보다 고령의 유배우 인구가 많아지고, 기대여명도 길어지다 보니까 남은 생에서 혼인이나 이혼을 선택할 수 있는 인구의 폭이 계속 늘고 있는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인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9만2500건으로 전년보다 2만1000건(9.8%) 줄었다. 조혼인율은 3.8건으로 0.4건 줄었다.
남자는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에서, 여자는 20대 초반(20~24세)과 20대 후반에서 혼인 감소가 두드러졌다. 연령별 혼인율(인구 1000명당)을 보면, 남자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22.0건으로 3.2건(12.8%), 42.1건으로 5.5건(11.6%) 각각 줄었다. 여자는 20대 초반에서 6.6건으로 1.4건(18.0%), 20대 후반에서 38.2건으로 6.7건(15.0%) 급감했다. 이에 따라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3.4세로 0.1세, 여자는 31.1세로 0.3세 상승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이동 통제로 외국인과 혼인(국제결혼)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 간 혼인은 9000건으로 2100건(19.1%), 한국 여자와 외국 남자 간 혼인은 4100건으로 100건(2.9%) 각각 감소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 혼인 비중은 6.8%로 전년보다 0.4%포인트(P) 축소됐다. 외국인과 혼인 비중은 2019년 9.9%였으나,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7.2%, 올해 6.8%로 2년째 하락세다. 코로나19 유행은 내국인 간 혼인 연기·취소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내국인과 외국인 간 혼인에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노 과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면 그동안 지연됐던 혼인이 증가할 여지가 있고,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30대 초반 인구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출산율이다. 그는 “2012년부터 10년 동안 계속 혼인 건수가 감소했고, 이미 2021년 혼인 건수가 10만 건대”라며 “우리나라는 혼인이 출생에 미치는 영향이 좀 강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출생아 수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