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공수처 늦깎이 간담회, 어떤 내용 오갈까

입력 2022-03-28 16:20수정 2022-03-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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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최, 업무보고 아닌 간담회 형식
수사내용 뺀 인력·예산 등 논의할 듯
공수처법 24조·통신자료 조회 논란 설전 오갈수도

▲김진욱 공수처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담회 일정이 30일로 확정됐다. 업무보고가 아닌 간담회 형식인 만큼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내용보다는 공수처 운영과 인력에 대한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28일 공수처와 인수위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회의실에서 공수처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에는 김중열 공수처 기획조정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참석자와 논의내용은 협의 중이다.

행정기관들은 통상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한다. 업무보고는 당선인 공약에 대해 부처가 검토 의견을 상세히 제시하고, 인수위도 내용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개선사항을 지시한다. 반면, 공수처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업무보고를 강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보고 받는 대신 간담회 형식을 빌어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수사기관인 공수처는 그 독립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껄끄러운 관계도 인수위가 수사 내용에 대해 직접적인 보고를 받기 어렵게 하는 부문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다. ‘고발 사주 의혹’, ‘판사사찰 문건 불법 작성 의혹’ 등 공수처는 지난해부터 윤 당선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인력과 예산, 기관 운영에 대한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담회에서는 ‘공수처법 제24조’를 놓고 설전이 오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법 24조는 경찰과 검찰은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요구하면 사건을 넘겨줘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범죄에 있어서는 공수처가 우위를 점한다는 의미다.

이를 '독소조항'이라며 폐지하겠다는 윤 당선인과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한 장치'라며 사수에 나선 공수처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공수처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측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해당 규정으로 수사 기관의 사건 축소‧확대‧은폐를 방지할 수 있다"며 "기관별 중복 수사가 진행되면 수사 기밀 유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법 24조가 공수처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으로 평가되는 만큼 간담회에서 해당 조항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정치권과 언론계, 민간인들을 향한 광범위한 ‘통신자료 조회’ 논란 역시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자문단 내부 분위기를 잘 아는 한 변호사는 “통신자료 조회가 당시 큰 이슈였고 자문단에서도 깊게 들여다본 만큼 관련 내용이 인수위 간담회 때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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