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측에서 감정적 해석한 게 아닌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에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동기가 선임된 것에 대해 "관리·감독기구인 금융위원회가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금융위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직접 업무보고를 받은 게 아니고 (대우조선해양 경영 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를 향해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는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 뿐인데 청와대 측에서 감정적으로 해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 세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간 부실 공기업 문제는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해결해야 할 큰 부담이자 책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정상화, 부실을 털어내야 하고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와 부산, 경남 일대에 사랑받는 국민의 기업으로 탈바꿈되도록 새 정부의 모든 노력이 집중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경영진 재편이라고 하는 상식이 지켜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또 "인수위가 쳐다보는 것은 자리가 아닌 국민"이라며 "특정 자리에 대한 인사권 다툼으로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돼선 안된다는 점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힘줘서 말했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에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가 선임된 것을 두고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판한 바가 있다. 그러자 청와대 신혜현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맞섰다.
신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라며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