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 지내
거대 여당 '몽니' 막을 적임자 될까
일각선 정무적 감각에 대한 우려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외교·통상 분야에서 이미 검증된 '경제 통상 전문가'다. 진보 정부서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청문회 통과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총리로서 정무 감각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우려의 시선은 불식해야 할 당면 과제다.
한 후보자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모두 획득했다.
한 후보자는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미국 유학을 거쳐 노태우 정부에서 산업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산업담당비서관,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냈다.
진보 정권인 김대중 정부서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며 신임을 받았다. 2002년 7월 한-중 마늘 협상 파문의 책임을 지고 잠시 공직을 떠났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경제 통상 분야 주요 직을 거치며 '경제통'으로 자리매김한 뒤에는 부총리 및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에까 올랐다. 당시 북한 내각 총리인 김영일과 회담을 진행하며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선 주미대사, 박근혜 정부 땐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지냈다.
윤 당선인의 한 후보자 발탁엔 실력 뿐 아니라 진보 정부서 요직을 두루 거친 경력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당장 청문회 벽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17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의 마지막 몽니를 견뎌낼 적임자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외교, 통상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라며 "이미 과거에 총리를 지내 검증을 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공세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72세로 고령인데다 한 전 총리의 정무 감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총리를 지낸지 14년이 지났고, 정치인이 아닌 관료 출신이기에 정무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인사청문회 때 불거졌던 재산형성 의혹 등도 재차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비수도권 의원은 "총리는 행정 능력 외에 정무적인 감각도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많은 한 전 총리가 그런 감각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세는 경륜으로 본다.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 "외교, 통상, 통합 이런 걸 관통하고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한 후보자"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