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물량 위축되며 단기간에 상승
전문가 "시장 자율·유연성 존중해야"
문재인 정부 5년간 전국 평균 전셋값이 약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셋값은 약 48% 올랐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의 전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 40.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값은 47.93% 뛰었다. 이러한 상승 폭은 2000년 이후 정권 중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가장 전셋값 상승 폭이 높았던 것은 박근혜 정부 당시로, 전국 평균 45.85%, 서울 평균 48.08%가 오른 바 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 17개 시·도 중 전셋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세종(75.92%)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전 56.81% △서울 47.93% △경기 44.81% △인천 38.59% △충남 31.49% △충북 28.03% 순으로 전셋값 상승 폭이 컸다.
문재인 정부의 전셋값 흐름은 임대차3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 발표 전후로 극명하게 갈렸다. 전국 기준으로 임대차법 시행 이전 3년 2개월 동안의 전셋값은 부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10.45% 상승에 그쳤지만, 시행 이후 1년 7개월 동안에는 27.33%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전세시장은 경기변동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매매시장과 달리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 상황보다는 공급량 등 수급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 당시 5년간 전국과 서울의 매매가격은 각각 5.58%, 10.77% 떨어졌다. 반면 같은 시기 전세가격은 전국 39.65%, 서울 36.68% 상승해 매매시장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매매시장이 침체하면서 반대급부로 전세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누적 상승분의 4분의 3가량이 임대차법 시행 이후 단기간에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2년 주기의 임대차계약이 4년(2+2) 주기로 변하고 5% 상한제로 변경되면서 원활한 전세 물건 소통이 어려워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민관이 합심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임대시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세가격 안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