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오르는 車값…“판매할 차도 모자라는데 할인은 무슨”

입력 2022-04-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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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성능 N버전만 공식 현금
7차종 할인했던 기아, 1차종만 할인
일부 재고車 제외하면 할인 사라져
수요 넘치는데 생산과 공급 부족해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 중인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사실상 매달 발표해온 현금 할인 조건을 중단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상도 신차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기아 화성 공장의 모습. (사진제공=기아)

원·부자재 가격 상승 탓에 코너에 몰린 완성차 제조사가 할인 중단이나 연식 변경 모델 출시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5일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에 따르면 매달 발표 중인 ‘이달의 할인조건’은 사실상 당분간 폐지다. 지난해 연말 시행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끝으로 당분간 대대적인 할인조건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4월의 경우 현대차 승용과 상용 등 31가지 전 차종 가운데 공식적인 할인 조건을 내세운 모델은 △벨로스터 N과 △아반떼 N △코나 N 등 고성능 버전 3가지가 전부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쏘나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90 등 다양한 모델에 현금 할인 조건을 내걸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기아 역시 지난해 4월 총 7가지 모델에 대한 현금할인을 조건을 내세웠으나 올해는 단 1차종(봉고 LPG)에만 현금할인 조건이 내걸렸다.

이처럼 할인 조건이 사라진 이유는 최근 부쩍 재고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체했던 산업 수요가 폭증했지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지속 중이기 때문이다. 출고 물량마저 부족한데 굳이 현금할인을 앞세워 출혈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재고분은 여전히 비공식적인 할인이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현대차 싼타페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안전·편의 장비를 가득 채운, 이른바 ‘최고사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탓에 재고로 남아있기도 한다. 인기 모델인 ‘팰리세이드’는 1월 생산분에 대해 2% 안팎의 비공식 할인이 존재한다.

할인 중단에 그치지 않고 신차 가격은 조만간 속속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제조사별로 상반기에 연식 변경 모델을 속속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2020년 출시 당시 기본가격이 1500만 원 중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달 선보인 2022년형의 시작 가격은 18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1809만 원이었던 1.6 LPi 기본모델 가격은 2022년형부터는 2005만 원에서 시작된다. 차 가격이 소리 없이 200만~300만 원 인상된 셈이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관계자는 “매달 바뀌는 ‘이달의 판매조건’은 수요와 공급, 재고분 여부 등을 따져 결정된다. 지난해부터 적정 재고를 밑돌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현금할인과 금융 프로모션 등은 재고와 판매량에 따라 매뉴얼처럼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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