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후 손실 계속돼 실적 압박 커져
'태동기' 산업 특성상 캐시카우 확보 시급
'3D 바이오프린팅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캐시카우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티앤알바이오팹은 공장신설에 84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생산공장 신축과 생산설비 확보에 투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세포 프린팅 포함)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과 세포프린팅에 필수 재료라 할 수 있는 바이오잉크를 비롯해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조직 재생용 생분해성 인공지지체의 상용화를 완료했다.
더불어 보유한 기술을 발전시켜 체외실험용 3D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및 3D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이목은 투자 규모에 쏠린다. 이번 공장신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이 회사 전체 자기자본(약 417억 원)의 20.15%에 해당하는 규모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를 세포외기질(ECM) 기술을 적용한 창상피복제 생산공장 신설에 쓴다는 계획이다. ECM이란 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로, 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워줘 세포를 보호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생산할 제품은 시중에서 쓰이는 후시딘과 유사한 연고"라며 "무항생제 연고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포외기질을 함유해 상처 치유 과정에 관여해 빠른 혈관 형성을 도와 상처 치유 효과가 좋다"며 "하반기부터 제약사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고 이를 생산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고 덧붙였다.
시판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두고 업계에선 티앤알바이오팹이 그만큼 캐시카우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이 회사는 2018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2019년 69억 원, 2020년 55억 원, 2021년 1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사업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사업보고서에 "현재 3D 프린팅을 이용한 3차원 세포 오가노이드와 바이오잉크, 프린터 등의 시장은 태동기에 있다"며 "곧 생명과학 기초연구 및 화장품 개발, 신약개발 연구에 필수적인 도구로 사용될 것이지만, 과거의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을 예측할 경우 기존 기술에 대한 대체 수요만을 잡게 돼 미래 시장규모가 작게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티앤알바이오팹은 '생분해성 인공지지체' 품목 매출이 11억4201만 원을 기록해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이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체내 이식 가능한 인공지지체로 인체의 손상된 조직 및 장기의 재건을 목적으로 체내에 삽입돼 조직의 기능 복원을 가능하게 한다. 그 기능을 다한 후에는 안전하게 생분해돼 체외로 배출된다. 안와골절 및 안면결손재건, 코끝성형 등의 임상에 적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