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호 부사장 비롯한 주요 임원
재경과 생산ㆍ홍보 임원 등 참여
“PBV 본격 추진 등 경쟁력 확대”
기아 주요 임원들이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아 경영진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매입 시기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 당시 주가는 8만 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 기아는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최대 300주 기준,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해 생산과 재경, 판매, 홍보 등 주요 보직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자사주 매입이 확인된 기아 임원은 50명 안팎. 아직 공시되지 않은 임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대부분 임원이 자사주 매입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오너가를 제외하고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박희동(9834주) 중국법인 재경실장(상무)은 이번 매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사주 매입 배경에는 기아는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 나아가 사업의 당위성이 점진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기아는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확대 전략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그리고 이 둘 사이를 연결하는 허브(HUB) 등 세 가지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이다. 기아는 이 가운데 허브에서 최종목적지까지 연결하는 PBV를 담당한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3대 전략 추진 방향성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미래 사업 전환 △고객 중심 경영 △기본 내실 강화를 설정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 및 미래 전략 '플랜S'의 실행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호성 기아 대표는 이 자리에서 "PBV 분야에서는 잠재고객 발굴과 협업 사업 추진 등으로 사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임원들의 이런 자사주 매입은 사실상 되팔 수 없는 주식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의지를 대변하지만 임원들 처지에서는 퇴직 때까지 이 주식을 매각할 수 없다는 게 함정이다”며 “자칫 ‘임원이 주식을 매각했다’라는 사실이 ‘회사의 경영적 리스크 발생’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