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260명 정규직 전환
사측 “설비 투자 속에서도 채용 단행"
비정규노조 “1400명 더 고용해야"
회사는 작년 영업손실 폭 더 늘어나
한국지엠이 생산 하도급 직원 260명을 정규직으로 전격 채용한다. 반면 비정규직노조는 “나라가 인정한 불법 파견 근로자가 1700명을 넘는 만큼, 이들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38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14일 한국지엠은 “내달 1일부터 사내 생산 하도급 직원 260명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부평과 창원공장 일하던 하도급 직원 가운데 채용 기준을 충족한 이들이 5월 1일부로 한국지엠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다. 이들은 한국지엠의 부평과 창원 공장에서 각각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제품 생산을 위해 근무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금속노조와의 특별협의체를 구성하고, 하도급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회사 측 제시안을 앞세워 교섭을 이어왔다. 그러나 전원 채용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에 협상이 결렬됐고, 전날 정규직 채용 전환 하도급 근로자들에게 발탁 채용을 위한 제안을 전달했다.
한국지엠은 “회사는 생산 하도급 근로자에 관한 현안 해결이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중대한 과제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회사는 생산 하도급 관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금속노조에 특별 협의를 요청해 왔으며, 올해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회사의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전환 규모가 애초 노조 측이 요구했던 규모의 15% 수준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정규직노조 교육선전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라(고용부)에서 인정한 한국지엠 불법파견 근로자가 1700명을 넘는다. 그런데 이번 정규직 전환 채용은 딱 260명만 추렸다”라며 “총 고용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해서 우리 요구안을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영수 비정규직지회 부평지회장은 “사 측은 일방적인 협의안을 제시한 뒤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해고 통보를 전한 상태”라고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비정규직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지난 8일 한국지엠이 밝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전년(8조4975억 원) 약 17.9%(약 1조5000억 원) 감소한 6조9738억 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3168억 원보다 오히려 18.6% 증가한 3760억 원으로 손실 폭을 키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거진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영업 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전사적으로 고정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신모델 출시와 생산을 위해 시설 투자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정규직 전환을 어렵게 단행한 상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