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속도 빠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 국내도 유입…재유행 대비해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서울 신도림역 야외승강장에서 몇몇 승객을 제외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오늘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되지만, '3밀'(밀집·밀폐·밀접) 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규모가 지속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해외에서 재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로 하위 변이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의료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추가 유행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2273명으로 총 누적확진자 수는 1743만8068명이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 441명, 사망자 79명으로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보다 대폭 줄었다.

지난 3일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신규 발생은 3월 3주차 이후 6주 연속 감소세다. 신규 확진자는 3월 3주차 283만2000명에서 4월 2주차 104만3000명, 4월 4주차 40만7000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4주차 주간 일평균 5만8215명 발생해 전주 대비 34.0% 감소했고, 감염재생산지수(Rt)는 0.74로 5주 연속 1미만이 유지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 검출률이 늘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 4월30일 기준 오미크론형 변이 검출률은 국내감염 3953건, 해외유입 216건 모두 100%다. 오미크론 세부계통 재분류에 따른 분석 결과, BA.2.3의 국내감염 검출률은 60.8%(-2.7%포인트), BA.2 검출률은 26.1%(+9.3%포인트)로 확인됐다.

특히 해외유입 사례로 오미크론 BA.2.12.1 변이가 국내에서도 처음 확인됐다. BA.2.12.1은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6일 미국에서 입국한 사례로 17일 확진됐다. 여기에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인 XE 1건과 XM 1건도 지난달 발생했다.

미국에서 재유행을 주도하는 BA.2.12.1의 경우 기존 BA.2보다 23~27% 빠른 검출증가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질병청이 지난 3일 공개한 국가별 코로나19 발생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생 감소세가 지속되는 있지만, 오미크론 및 하위 변이가 증가하고 있는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세가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3월부터 BA.2형의 하위 변위인 BA.2.12.1형 변이가 4월 2일 6.9%에서 9일 11.4%, 16일 19.0%, 23일 28.7%로 20여일 사이 4배 가량 늘었다. 남아공에서는 BA.4, BA.5 변이 확산으로 최근 1주일 간 코로나19 발생과 사망이 대폭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남아공의 BA.4와 BA.5 변이 비율은 3월 16%에서 4월 44%로 상승했다.

이상원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변이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BA.2.12.1은 BA.2보다는 빠른 검출 증가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A.2가 확산세가 높고, BA.2.12.1 같은 경우 BA.2보다 20% 정도 이상 검출 속도가 빠르다. 국내에서도 한 비중은 차지할 수 있지만 현재 감소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새로운 변이 유입을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이 감소세이지만 새로운 향후 3~4개월 뒤, 가을과 겨울에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따른 재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이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검사를 멈춘하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고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며 모든 국가들이 지속적인 감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의료전문가들도 재유행 상황에 적극 대비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5만 명의 신규 확진자와 1~200명 사망자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여전히 국가가 방역과 검사, 환자 치료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WHO도 변이 바이러스 위험을 경고하며 대응계획을 세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남아공과 미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오고 있고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다가올 변이 바이러스와 겨울 유행을 대비해 지금은 감시 체계를 더 강화하고, 백신 공급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도 “2년 동안에 우리가 알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성상으로 이건 절대 끝이 아니다. 현재는 오미크론과 오미크론 아형, 재조합 변이가 다시 돈다는 전제하에 3~4개월 정도의 시간을 번 것”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신 위원은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델타나 오미크론과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유행들이 계속 올 수도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며 “(방역당국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을 해야한다. 추적, 검사, 진단과 치료 3T는 물론 올 가을과 겨울의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 접종 계획도 만들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변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해외 방문 자제를 당부하고, 고위험군의 추가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이상원 단장은 지난 3일 “최근 BA.4, BA.5 등 변이가 출현한 남아공 등 일부 국가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BA.4, BA.5는 남아공에서 발견됐고, 특히 BA.4는 남아공, 영국 등 15개국에서, BA.5는 남아공, 포르투갈 등 14개국에서 확인됐다”면서 “해외 방문 예정이신 국민께서는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필수목적 외의 방문은 가능한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5일 중증과 사망 예방 및 오미크론 유행 지속, 신규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4차접종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