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원가주의' 원칙 강화…전기요금 2.6배 반영하나

입력 2022-05-1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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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력량계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1분기 5조7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비롯해 올해 연간 17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새 정부가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을 방침으로 내세우면서 장기적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도매단가(SMP)는 1년 전 대비 2.6배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전은 막대한 적자로 재무 부담이 커짐에 따라 비상체제 가동에 들어갔으며, 자산 매각 등에 대한 검토에도 나섰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한전의 올해 적자 규모는 17조4723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5조8601억 원 적자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한전이 13일 발표할 예정인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만 5조728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한전의 막대한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는 것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의 수치를 보면 액화천연가스(LNG)와 국제유가 등 주요 발전원료의 가격 급등으로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SMP는 지난달 ㎾h(킬로와트시)당 202.11원으로 처음으로 200원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동월(76.35원)과 비교하면 164.7%나 급등한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에너지자원 수급 불균형 때문으로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3월 말 전기요금의 핵심 요소인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다만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상향 조정돼 지난달 초부터 전기요금은 kWh당 6.9원 올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전력 구매 가격인 SMP가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올랐으나 전기요금 인상률이 소폭에 그치면서 한전은 경영난에 휩싸이게 됐다. 한전은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와 소비자에게 소매로 판매한다.

새 정부는 한전이 독점하는 전력 판매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를 수요·시장 원리 중심으로 손질하고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기요금 원가주의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라며 "원가 변동도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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