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 국민투표 통해 우크라 독립 이끌고 대통령 당선
세계 3위 핵무기 보유국 포기하고 안보 보장받았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물거품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슬픈 소식이면서 큰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은 소련 쇠퇴기에 우크라이나를 이끌었고 1991년 8월 러시아, 벨라루스 정상들과 함께 벨라베슈 조약에 서명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을 골자로 하는 벨라베슈 조약은 이후 소련 붕괴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그날을 회상하며 “크라프추크가 조약에 서명함으로써 악의 제국이 무너졌다”고 평했다.
같은 해 12월 우크라이나는 국민투표를 통해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했고 고인은 초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고인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던 소련 핵무기 1800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10억 달러(약 1조2777억 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또 세계 3위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내려놓는 대신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안보 보장을 약속 받았지만, 올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물거품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었다. 현명한 언사를 통해 모든 우크라이나인을 이해시켰던 사람이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했고, 나는 우리가 이를 얻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