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반도유보라 마크브릿지' 완판
김해 '구산 푸르지오'도 1순위 마감
가격경쟁력 낮은 수도권 단지 '쓴맛'
지역별로 청약 성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방에서 분양하더라도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지역은 무주택자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가격 경쟁력이 낮거나 입지가 안 좋은 곳은 수도권이라도 외면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꺾이면서 ‘묻지 마 청약’ 대신 청약 단지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반도건설이 강원 원주시 관설동에서 분양한 ‘초혁신도시 반도유보라 마크브릿지’는 1순위 평균 경쟁률 약 28대 1로 전 평형 마감에 성공했다. 일반공급 253가구 모집에 7077건이 접수됐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A형에는 90가구 모집에 3172명이 몰려 해당지역 기준으로 경쟁률 35대 1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단지는 주변 단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실수요자의 선택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단지 전용 84㎡형 분양가는 3억800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인근 반곡동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전용 84㎡형의 이날 기준 호가는 5억7000만 원에 형성됐다. 옛 KT강원본부 자리에 들어서는 만큼 우수한 입지 조건도 경쟁률에 영향을 줬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 대우건설이 짓는 ‘구산 푸르지오 파크테르’도 10일 전 평형 1순위 마감됐다. 이 단지 전용 84㎡A형은 71가구 모집에 3819명이 신청해 최고 경쟁률 53대 1을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평균 경쟁률도 약 24대 1로 집계됐다.
이곳은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하면 전용 84㎡형 기준 최고 분양가가 5억9000만 원으로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 수준으로 분양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역세권 신축 아파트에 브랜드 단지 프리미엄까지 붙어 완판에 성공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주변이 상대적으로 구도심이지만 비규제지역인 데다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갈아타기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청약 흥행 실패를 맛본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분양한 ‘만촌자이르네’는 전날 1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든 평형에서 마감에 실패했다. 인기 평형인 전용 84㎡형에서도 42가구 모집에 해당지역 기준 169가구가 미달하는 등 흥행 참패를 맛봤다.
특히, 대구는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으로 2월 미분양 주택이 총 4561가구에 달했다. 이 기간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은 2만5254가구로 기준 미분양 주택이 6572가구로 전국 미분양 가구의 18%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시행사는 자체 보증을 통해 중도금 30%를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하는 등 혜택을 내걸었지만, 청약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이 밖에 경기 남양주에서 분양한 ‘금곡역 한신더휴’는 전용 30㎡형 등 소형 평형에서 미달됐다. 경기 연천군에서 청약을 받은 ‘1호선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 역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집값 보합세가 지속되는 등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집값 상승 기대감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 때문에 집값 상승세가 다시 시작되기 전까진 안전마진이 없거나 확실한 입지 장점을 갖추지 못한 곳은 청약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