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광산 회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뜬금없어 보이지만 이번엔 본업(?)을 위해서다.
11일(현지시각) 머스크는 파이낸셜 타임스가 주최한 2022 미래차 콘퍼런스(Future of the Car 2022)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광산업체 인수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시기를 당겨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문제라도 헤쳐나갈 것”이라며 “광산 업체를 당장 사들이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도 머스크가 광산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로이터는 머스크가 광산업체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전기자동차(EV)에 사용되는 금속 자체 생산을 위해서라고 봤다. 실제 최근 전기차 업계에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핵심소재(어디 핵심인지)인 리튬, 니켈, 구리 등의 금속 공급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NV의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 역시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경영진들은 자동차 산업이 금속 공급 부족에 직면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이라며 “가격이 진정되지 않으면 직접 광산·제련업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머스크는 “현재 전기차 수요는 생산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면서도 “어쩌면 주문 제한 혹은 중단 사태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원재료가 부족해 생산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원자재를 직접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가 직접 광산업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만큼 기존 광산 사업자를 인수해, 원자재 확보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광산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가 광산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제안한 430억 달러보다 훨씬 적게 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일찌감치 광산업체들과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포드는 4월 11일 호주 광물 기업 레이크리소스가 아르헨티나 시설에서 생산하는 리튬을 우선 구입할 수 있도록 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다.
GM은 4월 12일 호주 광산업체 글렌코어와 코발트 공급 계약을 맺어 호주 머린 광산에서 생산되는 코발트를 직접 공수받게 됐다. 이렇게 공수받은 코발트는 쉐보레 실버라도·GMC 허머·캐딜락 리릭 등에 탑재될 배터리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기업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전기차 동맹을 맺어 원자재 가격·공급 리스크가 적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핵심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