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 관련 전문가
6월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 이끌 수 있을지 주목
프랑스에서 30년 만에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노동부 장관 자리에 있던 엘리자베트 보른을 총리로 임명했다.
프랑스에서 여성이 총리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여성 총리는 에디트 크레송 전 총리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1년 5월부터 1992년 4월까지 내각을 이끌었다.
그는 짧은 취임 기념사에서 “내가 총리로 지명된 것을 모든 어린 소녀들에게 바치고 싶다”며 “그들에게 꿈을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하게 대응해야 하며 프랑스 구매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보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르네상스(전 앙마르슈)에 2017년 합류하기 전 사회당에 있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2017년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당시 프랑스철도공사의 연금과 복리후생제도 개혁을 추진하다가 파업에 직면했으나 결국 법안을 통과시키고 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환경부 장관으로 일하며 자전거 친화 정책을 추진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노동부 장관으로 역임하며 실업률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청년 실업률은 40년 만에 최저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내각 개편은 장 카스텍스 전 총리가 이날 오전 사임하면서 시작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당시 낮았던 투표율과 극우‧극좌로 나뉜 유권자들의 지지 형세를 의식해 환경과 사회 정책에 능통한 총리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보른 총리의 첫 관문은 한 달 여 남은 국회의원 총선거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당이 하원을 장악해야만 원하는 정책을 무리 없이 입법할 수 있다. 대선에서 3위를 했던 장 뤽 멜랑숑 좌파당 대표가 좌파 정당 연합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 정책 중 하나인 정년 연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마크롱 대통령과 보른 총리는 조만간 내각 인선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