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새 대통령 취임 후 열흘만이라는 이례적 이벤트인 만큼 의전 형식과 일정, 행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우선 2박3일 간의 일정은 ‘공식방문(Official Visit)’ 형식으로 진행된다. 해외정상의 방한은 국빈방문(State Visit)과 공식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사적방문(Private Visit) 등으로 나뉘는데, 형식에 따라 의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 중 공식방문은 우리 대통령의 공식 초청으로 외국 국가원수 나 행정 수반인 총리 등이 우리나라를 찾는다는 점에서 국빈방문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의전은 한 단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국빈방문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미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1992년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로 25년 만이었다.
국빈방문은 원칙상 우리 대통령 임기 중 국가별 1회에 한정된다. 향후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 임기 기간중 국빈 방문으로 다시 한국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국빈방문 의전에는 의장대 사열이 포함된 공식 환영식, 대통령 만찬, 도착·출발시 고위급 환영·환송, 예포 발사,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 등이 포함된다. 미 대통령은 대부분 공식방문 형식으로 한국을 찾았는데,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은 국빈방문에 준하는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국빈 최고등급 경호를 받는다. 경찰은 바이든 대통령을 국빈 경호 최고등급인 A등급으로 경호하면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대사 관저 등 미국 관련 시설 경비도 대폭 강화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은 주로 경제와 안보에 맞춰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에 이어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공식 환영 만찬을 갖는다. 만찬에는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8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국내 열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주요 기업 총수들 명단이 다 적힌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6대 경제단체장도 모두 자리할 전망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이날 만찬은 민간 차원의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자리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평택 반도체 공장 안내에 이어 만찬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2번 이상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찬보다 먼저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주목을 끈다.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미국측에서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우리측에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다. 민간에서는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과 한화·OCI·네이버 등 10여개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세 차례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