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증하는 CBDC라면 가능할지도”
가상자산은 실물자산과의 연동성이 떨어져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주된 이유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부 가상자산은 실물자산과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의 ‘다단계 사기(Pyramid Scheme)’에 더 가깝다”며 “일정한 가치를 가지는 교환물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타푸트 수티와르나루에푸트 태국 중앙은행 총재도 “우리도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며 “가상자산은 교환의 매개체(화폐)라기보다는 투자 수단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루나, 테라USD 등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가치 저장 수단, 교환 매개, 거래 단위 중 어느 것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대부분 가상자산은 쓰레기(junk)”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매우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IMF도 1월 금융 안정성과 재정 건전성, 소비자 보호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 지위에서 해제라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선 “정부가 보장하기 때문에 안정적일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공공재가 될 수도 있다”며 “핵심은 상호운용성”이라고 설명했다.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누군가 가상자산의 가치에 책임을 지고, 많은 사람이 보편적인 교환의 수단으로 인정할 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중앙은행 총재들은 가상자산이 소비자, 금융기관, 정부의 주류 통화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